배심원단 “에드 시런, 마빈 게이 곡 표절 안했다”

“‘싱킹 아웃 라우드’는 ‘렛츠 겟 잇 온’과 무관”

유명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마빈 게이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주장에 대해 배심원들이 시런의 손을 들어줬다.

4일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시런의 2014년 히트곡 ‘싱킹 아웃 라우드’가 게이의 1973년 노래 ‘렛츠 겟 잇 온’을 불법 표절하지 않았다고 평결했다.

‘렛츠 겟 잇 온’을 공동 작곡한 에드 타운젠드의 유족이 시런과 워너뮤직, 소니뮤직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배심원단은 3시간의 치열한 숙의 끝에 ‘싱킹 아웃 라우드’는 게이의 곡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된 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시런은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누군가의 노래를 훔쳤다는 혐의를 뒤집어쓰는 것은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번 저작권 소송은 2017년 제기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연기돼 거의 6년 만에 결론이 내려졌다.

법정서 직접 기타치며 증언하는 에드 시런
법정서 직접 기타치며 증언하는 에드 시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타운젠드의 유족은 ‘싱킹 아웃 라우드’가 ‘렛츠 겟 잇 온’의 멜로디, 화음, 리듬과 같은 “핵심을 베꼈다”며 두 노래에서 당김음으로 된 코드 패턴이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시런과 변호인들은 두 노래의 코드가 비슷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수십 곡의 다른 노래에 등장하는 아주 흔한 음악적 구성요소일 뿐이라며 법적인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재판 과정에서 시런은 증인석에서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코드 진행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직접 입증했다.

흑인 인권변호사로 잘 알려진 벤 크럼프가 표절의 “결정적인 증거”라며 시런이 유럽의 한 콘서트에서 ‘싱킹 아웃 라우드’와 ‘렛츠 겟 잇 온’을 매끄럽게 이어부르는 영상을 제출했으나, 시런은 콘서트에서 종종 여러 곡을 메들리로 부른다며 ‘매시업'(두 개 이상의 노래를 합쳐서 만든 것) 기술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소송을 낸 타운젠드의 유족은 ‘싱킹 아웃 라우드’의 이익 분배를 요구했으나, 이날 평결 후 “난 음악 작곡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일 뿐, 다른 사람을 위한 돼지저금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런은 지난해에도 다른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에 관한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했고, 다른 곡들도 표절 소송에 휘말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