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트럼프 체니 “트럼프, 중국 공산당과 비슷”

“미국 시스템 잘못됐다는 발언, 중국 주장과 같아…매우 위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허위 주장을 비판했다가 당내 지도부에서 쫓겨난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이 트럼프의 화법은 중국 공산당과 다를 것이 없다며 비판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체니 의원은 팟캐스트 ‘액스 파일'(The Axe Files)에 출연해 “트럼프가 지금 사용하는 언어를 들으면 중국 공산당이 미국과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중국 공산당의 미국 비판과 일맥상통한다는 이야기다.

체니 의원은 “매우 위험하고 해를 끼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적인 대선 패배 5개월이 넘도록 조작 선거 주장을 지속하면서 대중을 선동하는 것을 중국에 비유해 비판한 셈이다.

중국은 신장과 홍콩 등에서의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도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내정간섭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는가 하면 중국이 무역을 비롯한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와 각을 세웠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대선 조작설을 퍼뜨리는 트럼프를 비판하면서 지난 1월 하원 탄핵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인사다. 트럼프가 상원에서 무죄를 판정받은 뒤에도 그의 허위 주장과 의회 난입 사태 조장을 지속해서 지적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트럼프가 대선이 “순 사기”라는 성명을 내놓자 “민주주의에 대한 해악”이라고 맞받으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고, 트럼프 눈치를 보던 공화당 하원은 결국 그에게서 당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을 박탈했다.

체니는 이날 “트럼프가 했던 일은 우리 역사상 대통령의 취임 선서를 가장 터무니없이 위반한,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사실상의 정치활동 재개로 받아들여지는 연설을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손해배상금 10조 달러, 중국 제품 100% 관세, 중국과의 채무계약 취소 등을 주장하며 ‘중국 때리기’를 재개했다. 물론 지난 대선을 ‘세기의 범죄’라고 말하면서 대선 불복 입장도 이어갔다.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