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부른다] “바다의 호르몬이자 강장제, 이것”

극피동물의 대표 성게…생식선인 성게알, 해장과 산후조리 효과

귀한 손님일수록 성게알 듬뿍…”제주도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

성게는 한국 연안에서 흔히 발견되는 해양생물이다.

선조들은 가시 돋친 극피동물을 대표하는 성게가 밤송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밤송이 조개’라고도 불렀다.

성게는 공 모양이거나 심장 모양이다.

내부는 탄산칼슘 성분의 두꺼운 골판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단단한 껍데기를 이루고 있다.

그 위에 얇은 표피가 덮여있다.

몸 밖에는 갈래가시나 둥근가시가 있는데, 이들 가시에는 감각기능이 있다.

가시 사이에는 앞 끝에 빨판이 붙어 있는 관족이 뻗어 나와 있다.

독도 성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이 가시와 관족을 이용해 이동한다.

성게 가시에 찔리면 피부가 붓고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성게는 야행성이다.

낮에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바위틈 등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

주로 해조류나 바위에 붙어사는 수생동물을 잡아먹는다.

전 세계에 900종 정도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보라성게, 둥근성게, 의염통성게 등 30종이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보라성게와 둥근성게는 삐죽하고 길게 솟은 가시가 있어 밤송이처럼 보인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Ⅱ급인 의염통성게는 가시가 짧고, 작은 염통(심장)과 비슷한 모양새를 지녔다.

보라성게와 둥근성게는 해조류를 갉아 먹어서 바다숲을 황폐화하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반면, 의염통성게는 모래 속 유기물을 먹어 퇴적물 오염과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에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학술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의염통성게는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제주 서귀포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나타나지 않았다.

40년만인 2010년 서귀포시 마을 공동어장에서 다시 발견됐고, 이후 제주 해역 수심 10∼20m 사이에서 드물게 관찰되고 있다.

성게에서 우리가 먹는 부분은 성게알이라 부르는 황색 생식선이다.

제주도에서는 성게알을 넣고 미역과 끓인 국을 최고 별미로 친다.

‘제주도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귀한 손님일수록 성게알을 많이 넣고 국을 끓여 대접한 것으로 보인다.

‘바다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성게알은 강장제로도 인기가 좋다.

효소 성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해장과 산모 산후조리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성게알은 풀어지지 않고 진한 노란색을 띠며 윤기가 있는 것이 좋다.

성게알 덮밥 [촬영 김나영·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