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 AI와 결합해 ‘미래전사’ 탈바꿈

인력 중심서 AI·드론 활용 대폭 확대…정규전 전술에서 탈피

미국의 대테러전 방식이 크게 바뀐다.

지난 20여년 동안 주력해온 ‘마초’형 특수부대원 중심에서 인공지능(AI), 드론 등 소프트웨어활용을 강화한 방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또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커의 대거 영입을 핵심으로 하는 정보전 역량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언어적 배경을 가진 신규 인력 충원도 확대된다.

디펜스 뉴스, 밀리터리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특수부대가 전담해온 대테러전 일변도의 비정규전 전술을 시대 변화에 맞게 재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보전,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어로 활동이나 자원개발 같은 ‘회색 지대 작전’ 등 미래전 분야 역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 방식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들을 상대로 한 ‘하이브리드전’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조 프랜세스컨 국방부 부차관보(특수전·대테러전 담당)는 최근 이를 공식화했다.

그는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와 허위정보 유포 등 러시아의 정보전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프랜세스컨은 ‘국가방위전략 보고서’ 부속 편 공개 시점에 맞춰 기자들과 만나 대테러전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전용해 회색 지대 작전과 정보전 대응에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작년 이란에 의한 미 드론 격추 사건이 미래 비정규전 수행에 중요한 실사례라고 설명했다.

우선 격추된 드론의 비행경로 정보와 비무장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이란의 자국 영공 침범 주장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군사적 대응 고민도 줄였다. 이와 함께 호전적인 상대국에 미국이 가성비 좋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각인함으로써 경쟁력 우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전 역량을 올바르게 동원하면 미국과 우방의 우위 효과를 낼 수 있고, 대응 전략 고민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즈라 코언 국방부 차관보 대행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코언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려면 지난 20년 동안 과도하게 집중해온 억제력 유지와 고강도전략에서 벗어나 비정규전 전술 전환과 비대칭전술 동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 특수부대는 해커, 무장 드론, 외국의 문화와 언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 군수 참모인 조엘 배빗 육군 대령은 인공지능(AI) 기능 활용을 확대, 정확하고 신속한 전술 판단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빗에 따르면 AI를 장착한 드론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례가 가옥 진입 작전이다.

기존방식대로 특수전 요원들이 문을 박차고 진입하는 대신 AI 기능을 장착한 드론이나 군견을 먼저 들여보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 주행 능력을 갖춘 드론을 먼저 투입함으로써 손실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네스 토보 전 미 육군 특전사령관 역시 미래전에서 승리하려면 다양한 성장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특수부대가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군과 합동고공강하훈련하는 미 해군. 해병대 특수부대원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