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살인 9개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후 총기 관련 사건 급증

경제난, 정신적 스트레스, 경찰 불신 등 복합요인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에서 총기 관련 살인 사건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2019년 대비 30%가 증가했다. 미국 내 살인 사건은 2021년 들어서도 지난해 대비 20~25%가 늘어났다.

대부분은 총기 관련 살인 사건으로, 주로 주요 대도시에서 발생했다.

올해 들어 시카고 지역에서만 12명이 숨지고 최소 43명이 부상했다. 뉴욕에선 지금까지 약 30명이 총에 맞았으며 1명이 사망했다. 뉴욕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대다수는 범죄조직 간 세력 다툼이거나 술집 또는 파티에서 발생한 것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총격으로 인한 살인 사건 피해자가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인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 사건이 급증한 데 대한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탓으로 보는 의견이 많아졌다. 집에만 갇혀 있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분노가 잘못 표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비무장 상태로 경찰에게 목을 짓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경찰을 향한 부정적인 정서가 폭발한데다 총기 판매가 급증한 것도 총기 관련 살인 사건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판매된 총기류는 약 2300만정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AH 데이터리틱스의 제프 애셔 공동대표는 “단순하게 설명할 수는 없고, 팬데믹에 더해 경찰에 대한 신뢰마저 상실된 여러 상황이 합쳐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셔 대표는 “경제적 스트레스 요인, 그리고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의 총기 소지 현황이 더해진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상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또 모두가 총을 갖고 있는 데다 경찰에 대한 신뢰는 하락해 버린 것”이라면서 “이 모든 요인이 합쳐져 미국 살인 사건 역사상 최악의 9개월(지난해 3월~12월)을 보내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기 관련 살인은 미국 내 대부분 대도시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 사건이 유일하게 증가하지 않은 대도시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였는데 볼티모어는 이미 미국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곳이라고 애셔는 설명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총격 현장/WCCQ via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