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캐나다에 대형 산불…축구장 13만개 태워

위성에서도 연기 포착될 정도…주민 2천여명 대피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캘리포니아 지역 산불
캘리포니아 지역 산불 [AP=연합뉴스]

서부 오리건주에서 약 일주일 전 시작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는 데다 캘리포니아에 새로 산불이 일어나면서 이 지역에서 지난 2018년 발생했던 대형 산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AF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특히 고온 건조한 날씨 탓에 화재 진압이 어려운 상태다.

포틀랜드 남쪽 250마일(약 400km) 지점에서 발생해 축구장 13만개 크기인 919㎢를 집어삼킨 이 지역의 부트레그 산불은 현재 진행 중인 산불 중 가장 큰 규모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화재로 가옥 21채가 전소됐으며, 2천채가 파손 위험에 놓여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또 주민 200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막대한 양의 연기를 뿜어내 위성에서도 포착될 정도이며, 인근 워싱턴주와 아이다호 상공까지 뒤덮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산불 ‘딕시’가 파라다이스 근처까지 접근했다. 지난 2018년 파라다이스에서 발생한 산불로 86명이 숨져 역대 최악의 화재로 기록됐다.

딕시 산불 진압하는 소방관들
딕시 산불 진압하는 소방관들 [로이터=연합뉴스]

딕시는 밤새 산불 규모가 2배로 불어났지만, 아직 화재 진압에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현재 산불은 지난 2018년 발화점에서 불과 3∼4㎞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돼 같은 길을 따라 진행 중이어서 ‘데자뷔’를 연상시킨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파라다이스 북쪽 ‘페더 리버 캐니언’ 인근 9㎢를 태웠으며, 플루머스 국립산림 지역으로 불길이 이동 중이다.

다만 아직은 거주지가 아닌 삼림 지역에만 불길이 번져 파라다이스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지는 않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가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올해는 이미 그 추세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앞서 미 북서부 몬태나 주지사는 14일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캐나다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는 데 군을 투입했다.

이 지역은 현재 309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3건은 지난 이틀 동안 발화한 것이다.

산불로 연기에 뒤덮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산불로 연기에 뒤덮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과학계에서는 올해 미 서부와 캐나다의 폭염이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됐으며, 산불 발생 빈도와 강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