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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류창고 공실률, 11년 만에 최고치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기업들 임대 유보

미국 내 물류창고의 공실률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고율 관세 부과 등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업들이 대규모로 재고를 선입고한 뒤, 신규 창고 임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업용 부동산 전문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2분기 미국 전역의 평균 창고 공실률이 7.1%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분기(6.9%)와 지난해 같은 기간(6.1%)보다 높으며, 2014년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선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미국의 전체 창고 재고는 2019년 대비 19% 증가했다. 그러나 반대로 신규 임대 활동은 6년 전보다 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분기 동안 새로 완공된 창고 면적은 약 7,200만 제곱피트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5%나 감소했다.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구리·의약품·반도체 등 전략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상반기에 서둘러 재고를 확보했다”며 “하지만 이후 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신규 창고 임대를 미루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기존 임대계약 중 일부는 해지되거나 전대(서브리스)로 시장에 나오고 있으며, 현재 전대 매물은 사상 최대치인 2억2,50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고 임대료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산업용 창고의 평균 순임대료는 제곱피트당 10.1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올랐다. 전문가들은 “물류 시설의 계약은 단기 수급보다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망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에 임대료가 쉽게 하락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산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팽창했지만, 최근에는 정치적·경제적 변수에 따라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이상연 기자
로스앤젤레스(LA) 항구 전경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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