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순이민 마이너스’…지난해 순유출 최대 29만5000명 추정
지난해 미국을 떠난 이민자가 들어온 이민자보다 많아지며,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민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브루킹스연구소 경제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의 이민 흐름이 최소 1만명에서 최대 29만5000명 수준의 순유출 상태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지목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신규 이민자 유입 둔화가 순유출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멕시코 국경 봉쇄 강화, 비자 제한 확대와 수수료 부과, 난민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이민 프로그램 종료 등이 유입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추방 정책도 영향을 미쳤으며, 연구진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30만명이 추방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의회예산처(CBO)의 분석과는 차이를 보인다. CBO는 지난해 미국으로 유입된 인구가 유출보다 약 40만명 많았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추방자와 자발적 출국자 수를 브루킹스연구소보다 적게 가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이민자 순유출이 이미 미국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이민자가 미국을 떠나고, 잔류 이민자들도 지출을 줄이면서 2025~2026년 소비 지출이 600억달러에서 11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노동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줄어들기 때문에 물가와 인플레이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국 이민 정책이 전환점에 놓였다고 평가한다. 수십 년간 미국은 이민자 유입을 통해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노동력 감소를 보완해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매년 200만~300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되며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 추방과 유입 억제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12월 2025년 1월 이후 미등록 이민자 190만명이 자발적으로 출국했다고 발표했으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해당 수치가 인구조사국 자료를 오용해 과대 산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이민 규모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는 올해 하반기에야 발표될 예정이며, 출국자 수는 정확한 집계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