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국방일보’는 대통령도 비판한다

트럼프, 마음에 안드는 ‘성조지’ 폐간하려다 돌연 포기

참전용사 조롱 파문 ‘핵폭탄급’ 충격…타격 최소화 총력

미 국방부가 군사 전문 일간지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를 폐간하기로 했으나 참전용사 조롱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이를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의 감시 아래에서 미국은 성조지에 대한 지원 자금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조지는 계속해서 우리 위대한 군에 계속해서 훌륭한 정보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가 이달 말 성조지 발행을 중단하려는 국방부 계획을 사실상 중단시켰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성조지 폐간 계획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성조지 폐간 여부를 둘러싼 소동은 참전용사 비하 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은 상황에서 불거졌다.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로 불렀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발언이 사실이었다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성조지가 폐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또 여론은 들끓었고, 트럼프는 몇시간 뒤 사실상 성조지 발행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NYT는 고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참모들이 성조지 폐간과 관련해 대통령을 비난하는 뉴스를 트럼프에게 보여줬고, 이후 트럼프가 성조지 폐간 결정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4일 성조지 발행인에게 “신문을 폐간하기로 했다”며 이달 말 발행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성조지 연간 예산 1550만달러(184억3700만원)도 모두 끊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의회에 보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15명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잇따라 서한을 보내 성조지 예산 집행 중단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성조지 옴부즈맨 어니 게이츠는 “수정헌법 제1조에 의거한 성조지 발행을 중단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치명적인 간섭이자 영구적인 검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당초 국방부의 성조지 폐간 명령은 “성조지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조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군내 각종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했고, 국방부와도 종종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조지는 미 국방부가 발행하지만,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일간지다.

성조지는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1년 태동했고, 1차 대전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발행됐다. 성조지는 1차 대전 종전 후 발행을 다시 중단했으나 2차 대전 기간인 1942년 복간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성조지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