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2명 “내년엔 인플레 더 심해질 것”

WP-조지메이슨대 조사…추가 물가상승 요인 작용 가능성

미국이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 3명중 2명은 내년에 인플레이션 상황이 한층 더 악화할 것으로 비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이처럼 소비자 행동이 비관적으로 돌아서며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 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 ‘샤르 스쿨’이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12일까지 미국의 성인 1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내년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과 문화생활 비용을 줄인다는 미국인도 전체의 77%에 달했고, 이전이었다면 계획했을 지출을 축소했다는 응답도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또 응답자의 59%는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운전을 줄였다는 답변도 59%에 달했다.

물가가 더 오르기 이전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답변도 절반이 넘는 52%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전체 응답자의 37%는 최근 물가 상승이 가계의 주된 금융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답했고, 50%는 어느 정도 문제라고 반응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했다.

치솟고 있는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기업의 이윤 추구(7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69%), 조 바이든 대통령(58%),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58%) 등이 복수로 거론됐다.

미국은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2.9%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거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해 있고, 물가 문제가 현시점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문제라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WP는 “이번 여론 조사는 향후 다가올 인플레이션의 사전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며 “더 많은 미국인이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행동을 수정함에 따라,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