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버킨백 분해해 만든 슬리퍼는 얼마?

뉴욕 예술가집단, 현대미술 실험…버킨백 잘라 붙여 만든 슬리퍼 판매

“명품백 해체행위에 대한 두려움에 매혹” 기획의도…가격 7만6천달러

뉴욕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미술가 그룹이 고가의 명품백을 해체해 슬리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실험을 감행해 화제다.

8일 CNN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대미술·디자인집단 MSCHF는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핸드백 라인인 ‘버킨백’을 해체해 슬리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MSCHF가 버킨백을 잘라 붙여 만든 슬리퍼의 이름은 버킨백의 ‘버킨’과 재고·물품을 뜻하는 ‘스톡’을 합성한 ‘버킨스톡'(Birkinstock).

에르메스 버킨백 해체해 만든 슬리퍼 [버킨스톡 홈페이지 캡처]
이 슬리퍼는 코르크와 고무재질로 된 밑창에, 해체된 버킨백의 최고급 가죽과 버클로 된 윗부분으로 구성됐다.

원자재인 버킨백은 영국과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한 배우이자 모델인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핸드백이다.

정가가 4만에서 5만유로(7000만원 상당)에 달하는 이 백은 비싼 가격과 유명인사들의 애용으로 부의 상징이 됐다.

버킨스톡은 현재 온라인으로 주문·구매할 수 있다. 사이즈와 재질에 따라 판매가는 최저 3만4000달러(3800만원)에서 최고 7만6000달러(8500만원) 정도다.

CNN에 따르면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잔량은 10쌍 미만이다.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켈라니, 래퍼 퓨처가 이 제품을 이미 구입했다고 한다.

MSCHF는 버킨스톡스의 제작과 판매가 일종의 현대미술·디자인 실험 차원이라고 했다.

MSCHF의 일원인 루카스 벤텔은 CNN 인터뷰에서 “고가의 버킨백을 해체하는 행위 자체가 수많은 사람을 경악케 했다”면서 “버킨백은 마치 예술작품과 같아서 그것을 해체하는 행위가 두려운 것이고, 우리는 이런 두려움에 매혹됐다”고 말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근거지를 둔 예술가 집단인 MSCHF는 전에도 기발한 발상의 실험으로 잇따라 주목을 받았다.

작년에는 세계적 명성의 현대미술가인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 한 점을 사들여 이를 88개 조각으로 분해해 이를 하나하나 경매에 부쳐 완판했고, 실제 의료비 청구서를 대형 모델로 제작해 수집가에게 청구된 액수 그대로 판매하기도 했다.

버킨스톡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