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거리에 웬 ‘타깃’매장…뜨거운 찬반 논란

대형 유통체인, 번화가 내 ‘메이시스’ 백화점 폐점 자리 노려

“고급 쇼핑가 이미지 해칠 수 있어” vs “소비자 선택권 확대”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시카고 고급 쇼핑가에 저가 전략을 펴는 대형 소매 유통체인이 들어서는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유통업체 ‘타깃'(Target)이 명품 매장이 즐비한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고 현지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유력 후보지는 1975년 문을 연 쇼핑 명소 ‘워터 타워 플레이스'(Water Tower Place). 지난 46년간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Macy’s)가 있던 자리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올 초 워터 타워 플레이스점 폐점 결정을 내렸고, 타깃은 최근 건물주인 ‘브룩필드 프로퍼티스'(Brookfield Properties) 측에 이 공간 임대와 관련한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상권협의회(Magnificent Mile Association) 측은 “타깃은 지난해 매우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타깃처럼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업이 워터 타워 플레이스에 입주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킴벌리 베어스 협의회장은 “‘환상의 1마일’에는 이미 다양한 명품 매장이 입점해있다. 타깃은 쇼핑객과 관광객들에게 가격대가 다른 상품 선택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지도를 쌓아온 고급 쇼핑가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를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의 재무관인 마리아 파파스는 “개인적으로 타깃을 좋아하고 자주 이용하지만, ‘환상의 1마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워터 타워에는 좀 더 특별한 매장이 들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구찌·루이뷔통 매장 옆에 타깃 매장을 설치해야 하나. ‘환상의 1마일’ 쇼핑지구 고유의 분위기와 수익 패턴이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어렵지만, 임대료만 보고 무조건 공간을 내주는 식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일대를 지역구로 하는 브라이언 홉킨스 시의원은 “식료품 코너를 포함된 타깃이 입점할 경우 인근 고층빌딩 거주자들이 외려 지지를 표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타깃 대변인은 이와 관련 말을 아끼며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적 매장 입지에 대한 평가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미국 50개 주에서 1868개 매장을 운영하는 타깃은 저가 전략으로 월마트와 경쟁하면서도 품질 및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타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온라인-오프라인 매장 시너지 효과를 누리며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9.8% 증가한 963억 달러(약 110조 원), 영업이익은 무려 40.4% 늘어난 65억 달러(약 7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의 메이시스 백화점 [매그니피선트마일 상권 협의회 웹사이트 /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