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SON데이’ 4골 폭발…손흥민, EPL 첫 해트트릭

사우샘프턴 상대 1-1 동점골 시작으로 신기의 4연속골

EPL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골 기록… 토트넘 5-2 승리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프리미어리그(EPL) 첫 해트트릭을 포함해 무려 4골을 폭발해 ‘역사적 일요일’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20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전반 47분 동점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총 4골을 쓸어담아 토트넘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4골, 나도 처음이네요!’ [EPA=연합뉴스]

이로써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2015년 8월 이후 5년 만에 EPL 경기에서 첫 해트트릭을 작성함과 더불어 자신의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앞서 2017년 3월 13일 밀월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 무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앞선 에버턴과의 EPL 1라운드(0-1 패), 로코모티프 플로브티프(불가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경기(2-1 승)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손흥민은 이로써 시즌 1~4호 골을 한 번에 신고하며 새 시즌 골 사냥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손흥민은 또 이날까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12경기에 출전해 10골 4도움(정규리그 8골3도움·FA컵 2골1도움)을 기록, 이 팀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토트넘은 전반전 측면 공격수 무사 제네포의 스피드와 스트라이커 대니 잉스의 활동량을 앞세운 사우샘프턴의 빠른 공격 템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이중 일부는 득점으로도 이어지는 듯했으나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토트넘은 전반 32분 잉스에게 먼저 실점했다. 잉스는 카일 워커-피터스가 뒤에서 넘겨준 로빙 패스를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1-0을 만들었다.

하지만 잉스는 손흥민이 써 내려간 ‘대역전극’의 조연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개막 2연패 조짐이 보이던 토트넘을 손흥민이 홀로 수렁에서 건져냈다.

손흥민은 전반 47분 역습 상황에서 해리 케인이 왼쪽에서 넘겨준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슈팅이 토트넘의 첫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분 케인이 찔러준 침투 패스를 잡아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해 또 한 번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활약은 2-1 역전을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9분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해트트릭을 완성하더니, 9분 뒤에는 케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4-1을 만들었다.

후반 37분 케인이 추가골을 넣고 후반 45분에는 잉스가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어 경기는 토트넘의 5-2 승리로 끝났다.

홀로 4골을 폭발하며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시즌 첫 승리로 인도한 손흥민의 ‘특급 활약’에 현지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인터넷판은 “손흥민과 케인이 무대를 장악했다”면서 “이들은 ‘텔레파시’라도 주고받은 듯한 완벽한 플레이로 사우샘프턴의 높은 수비라인을 부쉈다”고 평가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4골을 몰아치는 경이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찬사를 보냈다.

대중지 ‘미러’는 “토트넘의 한국인 스타가 4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고 썼다.

글로벌 매체 EPSN은 “손흥민이 훌륭한 침투로 사우샘프턴의 수비 뒷공간을 허물었다”면서 “다른 선수가 아무리 엉망으로 뛰어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에게는 손흥민과 케인이라는 확실하게 의지할 수 있는 공격수가 있다”고 호평했다.

사이 좋게 5골 합작한 손흥민과 케인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