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범경기 첫 등판 2이닝 1실점

최근 4년 중 3차례 시범경기 첫 등판서 홈런 허용

시범경기 성적 신경 안쓰고 페이스 유지에만 집중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5일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최근 4년 사이 3차례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홈런을 허용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선 1∼2이닝 정도를 소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많은 수치다.

류현진은 최근 4년 동안 총 7⅔이닝을 던져 3피홈런을 기록했다. 1이닝당 0.391개의 홈런을 맞았다.

정규시즌 성적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류현진은 MLB 통산 807⅓이닝 동안 78개의 홈런을 내줘 이닝 당 피홈런 개수는 0.097개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최근 4년 동안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정규시즌 평균의 4배 이상 많은 홈런을 허용한 셈이다.

류현진의 MLB 역대 시범경기 첫 등판 성적도 그리 좋지 않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2013년 2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을 던져 안타 1개를 허용했다.

2014년에도 화이트삭스를 상대했는데, 2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줬다.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등판 경기에서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은 건 2015년 3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뿐이다.

그러나 류현진의 시범경기 첫 경기 부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는 항상 여우처럼 정규시즌을 준비했다.

주변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개막전을 대비했다.

시범경기에선 항상 무리하지 않고 낮은 구속의 공을 던졌고, 정규시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 첫 경기 성적과 그해 정규시즌 성적은 완전하게 다르다.

2018년 3월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홈런 포함 4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그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2019년 2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도 피안타를 기록했지만, 그는 그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토론토로 이적한 지난해 2월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2이닝 동안 홈런 포함 안타 3개를 얻어맞으며 1실점 했는데, 정규시즌에선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반면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유일하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2015년엔 어깨 부상으로 정규시즌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그해 류현진의 전망을 예상하면 안 되는 이유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말 그대로 ‘설렁설렁’ 던진다. 162경기 체제의 빅리그 한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선 완급 조절이 매우 중요한데, 시범경기에선 컨디션 관리에만 집중한다.

류현진은 지난해 빅리그를 처음 밟은 팀 동료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순(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시범경기부터 많은 공을 던지면 큰일 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볼티모어 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시속 145㎞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직구 구속보다 5㎞ 이상 느리다. 무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범경기에 등판한 류현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