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이 투자한 고위험 파생상품은?

거액의 자선기금 부도난 ‘허츠’사 리스크에 투자

바티칸 교황청이 자선기금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티칸 교황청은 올해 초 빈민구호에 사용되는 교황청 자선기금 5억2800만유로(약 7200억원) 일부를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회사 허츠(Hertz)의 부도 리스크에 투자하는 파생상품을 샀다.

이 투자는 지난달 24일 교황청 장관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안젤로 베치우 추기경이 지난 2011~2018년 바티칸의 자금을 관리하는 국무원의 2인자로 재직하던 때에 이뤄졌다.

베치우 추기경은 교황청의 핵심 기관인 국무원에서 국무 부장관을 2018년까지 지냈다. 이후 대주교에서 추기경이 되고 교황청 심의회인 시성성 장관까지 오른 교황청의 최고위급 핵심 인사다.

그는 국무원에서 일했을 당시 교황을 매일 만날 정도로 교황의 최측근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러나 FT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바티칸의 자금은 스위스에 있는 국무원 계좌에 있으며, 교황청을 대신해 외부 컨설턴트가 운용한다.

베치우 추기경과 교황청은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외신들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8일 교황청에서 유럽평의회 돈세탁·테러 자금 감시 기구인 머니발(MONEYVAL) 조사팀을 접견한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