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상장 주가 8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성장 둔화·수요 약화 우려
중국 완구기업 팝마트(Pop Mart)의 대표 캐릭터 ‘라부부(Labubu)’ 열풍이 식으면서 창업자이자 회장인 왕닝의 자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한때 중국 알리바바 공동창업자 마윈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던 자산 규모는 최근 수개월 사이 급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왕닝 회장의 순자산은 현재 162억달러(약 22조원)로 추산된다.
이는 8월 라부부 열풍 정점 당시 275억달러에서 약 113억달러가 감소한 수준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팝마트 주가는 8월 고점인 주당 339.80홍콩달러에서 최근 200홍콩달러 안팎까지 떨어지며 약 40% 하락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부호 순위에서도 왕닝은 다시 마윈 뒤로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내년 팝마트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홍콩 소재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는 2026년 팝마트 매출 증가율이 약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약 200%에 달한 급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중화권 수요 약화와 해외 시장 성장 둔화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중국 리셀 플랫폼 더우(Dewu)에서는 8월 말 출시된 라부부 4.0 시리즈의 거래 가격이 출시 이후 약 30% 하락해 개당 115위안(약 16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공식 판매가인 79위안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일부 수집가들은 기대했던 차익이 줄어들자 재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팝마트는 주가 변동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실적과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39억위안, 순이익은 5배 증가한 46억위안을 기록했다. 왕닝 회장은 2025년 연매출 300억위안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팝마트의 전략 변화도 성장 둔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차이나 스키니는 팝마트가 ‘희소성 마케팅’ 대신 대량 생산을 확대하며 디즈니와 같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팝마트의 월간 생산량은 연초 1000만개 수준에서 최근 5000만개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외 매장에서는 신규 개점 지역이나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대기 줄이 줄어드는 등 구매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계 금융기관 도이치방크는 팝마트 주식에 대해 ‘보유’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228홍콩달러로 제시했다.
증권업계는 향후 라부부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또는 새로운 대표 지식재산권(IP)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주가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팝마트가 영화 협업이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디즈니나 산리오와 유사한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