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시 산불, LA 면적 집어 삼켰다…진화는 21% 그쳐

서부산불 계속 확산…캘리포니아 역대 3번째 규모

딕시 산불, 고온건조한 기후와 돌풍 타고 급속확산(그린빌 UPI=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린빌의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 수십 대의 차량이 불에 탄 모습.

(그린빌 UPI=연합뉴스) 6일 캘리포니아주 그린빌의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 수십 대의 차량이 불에 탄 모습.

캘리포니아를 삼키고 있는 산불이 이 지역에서 역대 세 번째 규모로 번졌다.

고온건조한 기후와 돌풍을 안고 산불의 기세는 계속 강해지고 있다.

7일 AFP통신은 지난달 19세기 ‘골드러시’ 역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북부 그린빌 마을에서 발생한 ‘딕시 산불’이 현재 4개 카운티, 44만6723에이커(약 1807㎢)를 휩쓸었다고 전했다. 현재 진화율은 21%에 그친다.

딕시 산불은 로스앤젤레스보다 넓은 면적으로 번지면서 지난달 오리건 남부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산불을 능가했다.

폭염에 따른 극도로 건조한 날씨에 돌풍까지 겹치면서 산불은 세력을 계속 키웠고, 거대한 협곡을 따라 불길이 번지면서 대형 화염 기둥까지 만들며 삼림을 집어삼키고 있다.

딕시 산불은 지난 5일에는 150년 역사를 간직한 옛 골드러시 마을인 그린빌까지 번져 이 마을을 완전히 잿더미로 만들었다.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북동쪽으로 320여㎞ 떨어진 그린빌은 150여 년 전 금광이 발견되면서 조성된 인구 1천여명의 작은 마을이다.

소방당국은 예보된 돌풍이 불길을 더욱 부채질해 산불의 규모를 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플러머스 카운티의 토드 존스 보안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화재는 끝나지 않았다. 산불 경로에 있는 사람들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며, 대피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딕시 산불의 규모는 캘리포니아의 산불 중 역대 세 번째로, 지난달 오리건주를 덮친 부트레그 산불보다도 규모가 크다.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 플러머스 카운티 국유림 인근 그린빌에서 한 소방관이 불타는 가옥에 걸려있던 성조기를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캘리포니아주 플러머스 카운티 국유림 인근 그린빌에서 한 소방관이 불타는 가옥에 걸려있던 성조기를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또한 올여름 미국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산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7500여명의 소방관이 총동원돼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불길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대의 크리스 애러곤 대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불이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0년 전의 산불의 행태와는 다르다. 마치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불이 번지고 있다)”면서 산불 진화 작업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번 산불은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와 가뭄, 강풍이 겹치면서 규모가 커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대규모 산불이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역대 발생한 10개의 대형 산불 중에 6개가 지난 1년 사이 일어났다고 NYT는 전했다.

미시간대 조너선 오버펙 교수는 NYT에 “남서부는 해안 도시를 제외하고 미국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기후 변화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를 통제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계속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