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관련 혐의…승객들 충격, 승무원도 “황당”
델타항공 소속 한 부기장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출발해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SFO)에 착륙한 직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에게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26일 밤 9시 35분경, 델타항공 2809편이 착륙하자마자 벌어졌으며, 기내에는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탑승해 있었다.
당시 탑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기도 전에 약 10여 명의 연방요원들이 기내에 진입했다. 승객 사라 크리스티안슨 씨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배지와 총, 다양한 연방기관 조끼를 착용한 사람들이 기내 복도를 밀고 올라가 조종석으로 향하더니, 곧바로 부기장을 수갑 채워 끌고 나갔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체포 작전에 기내는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으며, 부기장이 연행된 이후 요원들이 그의 짐까지 수거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해당 체포는 아동 성착취물 소지 혐의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체포 당시 기장조차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승객들에게 “무슨 일인지 자신도 모른다”고 밝혀 더욱 혼란을 야기했다.
해당 수사를 담당한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정확한 혐의나 체포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며, 체포된 조종사의 이민 신분 여부와 관련된 부분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HSI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 작전을 주도해온 기관으로, 이전에도 농장, 공장, 건설현장 등에서 근무 중인 이민자들을 체포해왔다.
이번 체포 사건과 관련해 델타항공 측은 “모든 질문은 수사당국에 문의해달라”며 언급을 피했다.
사건을 목격한 크리스티안슨 씨는 “누군가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듯’ 연행되는 장면은 충격적이고 불쾌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녀의 표현은 이민자 체포와 강제 추방을 두고 종종 사용되는 ‘디스어피어(Disappear)’라는 표현을 연상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