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분기 900억원 흑자…”무슨 일?”

국제여객 매출 90% 급감에도 화물수송 ‘깜짝실적’

대형여객기 화물기로 투입…장기수익성은 불확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 장기화 국면 속에서도 화물 수송분야에서 깜짝실적을 이어가며 올해 1분기 9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실적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92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566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기간 매출은 약 45% 줄어든 1조72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이후 탄력적 대응을 위해 사업 무게추를 여객운송 분야에서 화물수송으로 신속히 전환했다.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여객기의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수송에 돌입했는데 이 전략은 적중해 지난해 2분기부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도 국제여객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0% 이상 급감하고, 국내여객 매출도 30% 가까이 줄며 부진했지만, 화물수송 분야에서 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유휴 여객기 좌석을 활용한 화물공급·탑재율 증대에 주력한 결과다.

대한항공 화물기 © 뉴스1

 

반면 글로벌 경쟁 항공사들은 줄줄이 생존 위기를 겪은 데다 국제선 여객수요 급감 상황이 이어지면서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공급능력은 여전히 절반 이하로 축소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을 설치해 화물 공급도 늘리고 공항 주기료도 줄이는 일석이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턴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거쳐 대형 여객기(보잉777-300ER 기종) 중 2대를 화물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해 인천발 미국행 화물전용기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엔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에 따른 물류난으로 긴급 화물이 항공 운송으로 몰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운휴 중이던 대형 여객기 보잉 747-8i를 밸리카고 형태로 화물 운송에 투입했다. 보잉 747-8i 투입 효과는 오는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완료한 보잉777-300ER 기종이 내부에 화물을 적재한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화물집중 전략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지만, 화물운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장기적인 수익성은 불확실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까진 화물사업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해운운송 정상화 및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온라인 간담회에서 “하반기 이후에는 타항공사들의 화물 공급 확대, 여객기 운항 증가 및 해운 물류 문제 해소 등으로 화물수익이 다소 하락할 것”이라며 “철저한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총 55만822톤(기내 수화물 제외)의 화물을 수송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대한항공이 36만7621톤, 아시아나항공이 17만3127톤의 화물을 운송했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총 1만여톤의 화물을 운송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최대 실적이다.

보잉 747-8i(대한항공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