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우리는 상원이 더 중요해”

공화-민주당 연방 상원 다수당 놓고 11월 3일 ‘건곤일척’ 대결

린지 그레이엄 “바이든 대통령되면 상원은 공화가 차지해야”

조지아 퍼듀-오소프 대결 광고비로만 9100만달러 집행 예정

오는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장악한 현 권력 지형이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론 조사상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공화당으로선 자칫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을 동시에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상태여서 남은 기간 양당 간 사활을 건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상원 의석이 11월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州)별 판세 분석을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현재 상원의 의석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및 민주당 성향 무소속 47석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이번 선거에서 4석을 더 가져와야 한다.

6년 임기의 상원의원은 2년마다 전체 100명 중 약 3분의 1에 대한 선거가 치러지는데 올해는 33곳에 더해 보궐선거 2곳(애리조나·조지아)까지 합쳐 총 35곳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현역의원 기준으로 공화당 지역구가 23곳, 민주당 지역구가 12곳이다.

WP는 공화당 현역의원 지역구의 경우 23곳 가운데 13곳이 ‘경합주’인 반면 민주당 현역의원 지역구의 경우 12곳 중 앨라배마와 미시간 2곳만이 ‘경합주’라고 분석했다.

공화당으로선 민주당 후보의 도전으로 흔들리고 있는 곳이 더 많은 상황이어서 그만큼 ‘수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공화당 거물이나 중진 의원 지역구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으로 꼽혔던 곳에서도 표심이 동요하고 있다.

WP는 “공화당은 상원에서 3석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11월 선거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전투를 겪게 될 것”이라며 “공화당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곳은 13곳이지만 반대로 민주당 지역구 가운데 공화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2곳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선거를 통해 지형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이들 15곳을 판세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이 높은 곳 ▲뒤집힐 가능성이 반반으로 예측불허인 곳 ▲여건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는 곳 등 3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뒤집힐 가능성인 높은 곳’에는 앨라배마(민주), 콜로라도(공화), 애리조나(공화) 등 3곳이 꼽혔다.

콜로라도주는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의 지역구다. WP는 가드너 의원이 민주당 우세 쪽으로 기울고 있는 이 경합 주에서 자신이 발의한 전원 보존법안 세일즈에 주력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도 열세에 처한 판세와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뒤집힐 가능성이 반반으로 예측불허인 곳’에는 ▲노스캐롤라이나(공화) ▲메인(공화) ▲아이오와(공화) ▲조지아(공화) ▲몬태나(공화) 등 5곳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번 대선에서 6대 경합 주(스윙스테이트)로 꼽히는 곳이어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 제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또한 데이비드 퍼듀 의원과 도전자인 존 오소프 후보(민주)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조지아주는 대통령 선거보다는 상원의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퍼듀 의원은 5000만달러의 광고비를 집행할 예정이며 오소프 후보도 4100달러의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메인과 아이오와에 대해서는 공화당 자체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20% 포인트 차이로 완승했던 몬태나주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WP는 지적했다.

WP는 ‘여건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는 곳’에 ▲조지아 보궐(공화) ▲미시간(민주) ▲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 ▲텍사스(공화) ▲캔자스(공화) ▲켄터키(공화) ▲알래스카(공화) 등 7곳을 꼽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흑인인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후보가 대규모 후원금 모금에 나서며 대표적인 친 트럼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그는 교외에 거주하는 중도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흑인표 결집에도 나선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어려운 상황에 몰린 그레이엄 의원은 16일 “조 바이든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상원은 공화당이 차지해야 미국에 좋은 일”이라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조지아주 보궐선거에 나서는 켈리 뢰플러 의원은 광고비로 2900만달러를 집행하게 되며 민주당측은 700만달러로 대응에 나서게 된다.

켄터키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이다. WP는 다만 에이미 맥그래스 민주당 후보가 엄청난 후원금 모금에도 불구, 매코널 원내대표를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텃밭으로 꼽혀온 텍사스를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주)로 만드는 데도 주력하고 있지만, 지역이 워낙 넓어 막대한 광고비용이 들어가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여론조사상으로 현역인 공화당 존 코닌 의원이 앞서는 가운데 대선 지지율에서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처럼 현 판세로는 민주당의 상원 탈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이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공화당으로 기운 지역 일부도 뚫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WP는 보도했다. 공화당 전략가들도 막판으로 가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등 돌렸던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상원 과반 저지를 위해 다시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상원의원 선거는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어 코로나19 상황 등과 맞물린 막판 대선 판세가 중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퍼듀 의원(왼쪽)와 오소프 후보/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