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낙태권리 보장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는다

폴리티코, ‘다수의견서’ 초안 입수…”로 판결, 시작부터 잘못”

판결 공개 이전 유출…낙태 옹호론자 수백명 대법원 앞 시위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에는 ‘로 대 웨이드’로 불리는 1973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여성의 낙태권이 확립돼 있다.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전에는 낙태를 허용해 여성의 낙태권 보장에 기념비적 판결로 여겨져 왔다.

그는 “우리는 로 및 케이시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어떤 헌법조항도 낙태권을 명시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행정부에서 임명한 다른 4명의 대법관이 작년 12월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한 구두 변론 이후 열린 대법관 회의에서 엘리토와 같은 의견을 냈으며 여기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임명 대법관 3명은 소수 의견을 작성 중이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연방대법원이 이번 판결로 낙태권에 대한 헌법 보호를 무효화하면 이후에는 각 주 차원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2개월 내 공표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는 최종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법관들이 회람 과정에서 초안을 여러 번 작성하거나 표를 거래하면서 판결 공개 며칠 전에도 의견을 바꾸는 등 쟁점 사건일수록 심리가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이념적 성향의 척도로 여겨지는 매우 민감한 현안이다.

폴리티코는 근대에 들어 연방대법원의 의견이 사건 심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개된 적이 없다면서 이번 유출이 이미 논란이 많은 사건에 대한 논쟁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리티코 보도 이후 분노한 낙태권 옹호론자 수백명이 대법원 앞으로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낙태는 기본권이라고 주장하며 낙태권 보호 입장을 취해온 민주당에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