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값 상승에 농지·농기계 가격도 급등

콩-옥수수 등 주요 작물 가격 팬데믹 이후 급등세

미국 농지 1에이커당 4420불…전년보다 8% 올라

콩, 옥수수 등 주요 농작물 가격이 작년이후 상승 행진을 벌인 가운데 미국내 농경지와 농기계 시장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연방 농무부(USDA) 집계에 따르면 농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현재 미국내 전체 농지 가격은 1에이커(4047㎡)당 평균 4420달러(약 520만원)로 작년보다 8%가량 올라 사상 최고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옥수수 산지 중 한 곳인 아이오와주의 경우 올해 들어 농지 가격은 지난 6월까지 약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현지 부동산 감정평가사들은 전했다.

그러나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차질 여파로 농기계 공급이 충분하지 않자 일부 중고 장비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아이오와의 농부 그레그 머클러는 출고이후 7년이나 지난 중고 트랙터를 최근 8만8000달러에 팔았는데, 이 장비는 4년 전에 6만5000달러에 산 것이라면서 “중고 농기계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산물값에 중고 농기계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일단 팜벨트 지역의 경기는 오랜만에 활기를 보이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농업 순소득이 20% 증가한 1130억달러에 달하면서 2013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이번달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료, 연료 등 각종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도 빠르게 오르면서 향후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농업 지역의 경기가 급반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 농무부는 농업 생산비가 올해만 7%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오와대학 소속 농경제 학자인 스콧 어윈은 “현 시기는 높은 곡물가격과 저금리가 농지가격을 끌어올리던 197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면서 “지금은 좋아 보이지만 상황이 급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수수가 현재는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5.25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내년에 4달러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옥수수밭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리노이주에 있는 옥수수밭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