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 극심한 가뭄에 밭 갈아엎고 소 내다팔아

농업인연맹 “조사결과 37% 상품성 떨어지는 작물 폐기”

미국 농부들 상당수가 극심한 가뭄으로 밭을 갈아엎고 기르던 소를 내다 파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CNN비즈니스가 17일 보도했다.

농업계 로비단체 미국농업인연맹(AFBF)이 6월 8일∼7월 20일 가뭄이 심각한 텍사스·노스다코타·캘리포니아 등 15개 주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가뭄 때문에 밭을 갈아엎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물을 폐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의 24%보다 높은 것이며, 4분의 3에 가까운 응답자는 올해 가뭄으로 수확량에 타격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고유가, 비료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 농민들에게 가뭄과 폭염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득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 국가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지난달은 미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역사상 3번째로 더운 기간에 해당했으며, 미 농무부 공고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미국 중부와 남부 평원지대·중남부에서 가뭄이 급격히 심화하고 있다.

AFBF는 미국 서부와 남부·중부 평원지대의 60% 가까이가 심각한 가뭄 상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서부지역의 주요 수원인 미드호는 수위가 저수 가능한 양의 30% 아래로 내려갔고, 미 연방정부는 지난 16일 콜로라도강의 물 부족 경보단계를 상향하고 물 공급을 제한하고 나섰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면화 생산량이 전년 대비 28% 감소해 2009년 이후 최소를 기록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면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AFBF 관계자는 “이번 가뭄의 여파는 농부나 목축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많은 농부가 수년간 기르던 가축을 내다 팔거나 수십 년간 키워온 과일나무를 없애야만 했다”고 밝혔다.

또 가뭄에 따른 경작·목축 포기로 공급이 줄 경우 소비자들도 식료품 가격 인상에 직면하거나 수입품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AFBF 측은 덧붙였다.

아이오와주의 한 옥수수 농장./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