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바이든 봐주기…”미국 언론은 망가졌다”

CNN 대선후보 타운홀 행사에서 ‘동창회 수준’ 질문 ‘뭇매’

평소 우군이던 폴리티코 마저 “친목행사 보다 못한 검증”

CNN방송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불러 질의응답을 하는 타운홀 행사를 열었다가 동창회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CNN방송은 17일 저녁 바이든 후보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타운홀 행사를 했다.

타운홀은 후보를 불러다 정책과 자질을 검증하는 행사다. 대개 진행자가 질문하고 나서 유권자인 청중에게도 질문 순서가 돌아간다.

타운홀 진행은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가 맡았다. 쿠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닉을 막고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경시했다고 말했는데 그럴 수가 있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이 특권을 누린다는 주장에 반대했는데 바이든 후보는 백인으로서 특권을 누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했다.

바이든 후보의 공약이나 자질에 대한 송곳 질문을 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할 기회를 준 셈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ABC방송 타운홀에서 싸늘한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면 CNN방송의 바이든 후보 타운홀은 오래된 지인들의 친근한 모임 같았다”고 혹평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아리 플라이셔는 트위터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너무 많은 기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대신 (당선을) 도와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언론인 미란다 더바인도 “CNN의 질문은 바이든 캠프가 써준 것 같았다. ‘트럼프가 얼마나 나쁜지 말해주세요’ 수준”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8일 CNN방송이 타운홀 진행으로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비판에 직면했다면서 청중이 한 16개의 질문 중 3개만 공화당 지지자에게만 배분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밤 기자들에게 “(바이든은) 쉬운 질문만 받는다. 나한테는 그렇게 안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대표적 매체다.

바이든 후보 CNN 타운홀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