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등 대형 제작사, 제작비 절감 위해 영국행
한때 ‘남부 할리우드’로 불리며 미국 영화와 드라마 제작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던 조지아주가 최근 치솟는 인건비 탓에 제작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가 올여름 개봉한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을 시작으로 차기작 대부분을 영국에서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세금 공제 혜택이 조지아주와 비슷하지만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전체 제작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미 ‘바비’, ‘위키드’ 등 흥행작도 영국에서 촬영됐으며, 마블의 새 ‘어벤져스’ 시리즈와 ‘스파이더맨’ 차기작 역시 런던 인근에서 진행 중이다.
조지아주에서 촬영된 프로젝트는 올해 회계연도 기준 245편으로, 2022년의 412편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제작비 지출도 최근 3년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현지 스튜디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때 활기를 띠던 애틀랜타 인근 대형 스튜디오들도 최근에는 한산한 분위기다.
조지아 영화·드라마 산업은 2008년 세금 공제 확대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헝거게임’, ‘분노의 질주’, ‘워킹데드’, ‘기묘한 이야기’ 등 글로벌 흥행작들이 잇달아 조지아에서 촬영됐고, 마블만 해도 22편의 영화와 TV 시리즈를 이곳에서 제작하며 많은 고용을 창출했다.
조지아 영화사무국 리 토머스 국장은 “인건비 상승이 제작사들이 조지아주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제작사들이 해외 시장을 시험한 뒤 다시 조지아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