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동창, 알고보니 50년전 각각 입양된 ‘쌍둥이’

골목 6개 사이 두고 살아온 중·고 동창…함께 밴드활동도

한동네 살며 페이스북 친구로 지내오다 혈연관계 확인돼

 태어나자마자 입양된 인디애나 여성 캐런 워너(51)는 나이 쉰 살이 다 돼서 비로소 자신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2년여에 걸친 수소문 끝에 찾은 그 ‘반쪽’은 골목 6개를 사이에 두고 살아온 고교 동창생이었다.

ABC방송과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4일(현지시간) 출생 직후 각각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가 51년 만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쌍둥이 남매의 사연을 전했다.

주 보건부에 연락해 출생 관련 문서를 얻은 워너는 자신이 남녀 쌍둥이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내가 평생 느껴온 막연한 그리움과 공허함이 여기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쪽’의 존재는 알게 됐으나 이름을 알 수 없었던 워너에게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유권자 등록부를 검색해보라고 제안했다.

워너는 생년월일이 같고 같은 병원에서 출생한 세 남성의 이름을 찾아냈고, 입양 기록을 통해 마이클 잭먼이 자신과 쌍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같은 중·고등학교를 다닌 동창생이었고, 함께 밴드 활동도 했다. 잭먼은 트럼펫과 드럼을, 워너는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두 사람은 3년 전 한 동네로 이사하면서 다시 만났고 수개월 전 페이스북 친구가 됐지만 혈연관계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워너는 “우린 그저 만나면 인사하는 동창생이었다”고 말했다.

사실을 확인한 워너는 메신저를 통해 잭먼에게 “혹시 입양됐냐”고 물었고, 잭먼은 “그렇다”는 답과 함께 “원래 성은 커닝엄”이라고 말해주었다. 워너의 원래 성도 커닝엄이었다.

둘은 “한동안 충격에 사로잡혀 있었다”면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고, 6주 후 ‘이란성 쌍둥이 입증’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잭먼도 마찬가지로 “늘 뭔가 허전한 기분이었다”며 “이제야 채워진 듯하다”고 털어놓았다.

둘은 서로의 가족들을 만났고, 이제는 수시로 오가며 일상을 나누고 있다. 긴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 다 동물을 무척 좋아하고 나스카(NASCAR) 레이싱의 열성 팬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한때 외상성 뇌손상으로 고생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둘은 서로를 찾은 후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면서, 입양아들에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찾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출생 직후 각각 입양돼 50년 만에 만난 쌍둥이 남매 [인디애나 지역방송 채널8 화면캡처 / 재판매 및 DB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