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조코비치 꺾고 프랑스오픈 우승

메이저 20번째 타이틀, 페더러와 타이…프랑스오픈만 13번 제패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나달은 11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유로)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3-0(6-0 6-2 7-5)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나달은 프랑스오픈 4연패를 달성하며 이 대회에서만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60만 유로(약 21억7000만원)다.

또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단식에서 20차례 정상에 올라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보유한 이 부문 최다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날 승리로 프랑스오픈에서 통산 100승(2패)을 채운 나달은 프랑스오픈 외에 US오픈에서 4번 우승했고 윔블던은 두 번, 호주오픈에서는 한 차례씩 왕좌에 등극했다.

페더러의 경우 윔블던 8회와 호주오픈 6회, US오픈 5회와 프랑스오픈 1회로 메이저 20승을 채웠다.

1981년생 페더러보다 5살이 어린 나달이 앞으로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할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나달이 페더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이날 나달과 결승에서 패한 조코비치는 나달보다 1살 어리며 메이저 우승 횟수는 17회다.

나달은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을 27승 29패로 만회했고, 메이저 대회 결승 맞대결에서는 5승 4패로 우위를 점했다.

또 지난해 1월 호주오픈 결승에서 0-3(3-6 2-6 3-6)으로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올해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타이틀은 이로써 호주오픈 조코비치, US오픈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 프랑스오픈 나달이 하나씩 나눠 갖게 됐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 이날 경기는 뜻밖에 나달의 완승으로 끝났다.

나달이 1세트 조코비치의 첫 서브 게임에서 40-15로 끌려가다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기선을 잡았고,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세 차례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를 넘기고 4-0을 만들었다.

이어진 게임에서 조코비치는 첫 게임에 이어 또 40-15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허용, 일방적인 나달의 분위기로 넘어갔다.

조코비치는 네트 근처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자주 구사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풀려고 했지만 결국 1세트는 나달이 6-0으로 가져갔다.

2세트 첫 게임에서는 15-40으로 끌려가던 조코비치가 브레이크 포인트 세 번의 위기를 넘기고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이날 처음으로 게임을 따냈다.

하지만 나달이 이후 연달아 5게임을 가져가며 조코비치의 회복세를 일찌감치 차단했다.

2세트까지 공격 성공 횟수는 21-25로 조코비치가 앞섰지만 실책에서 6-30으로 조코비치가 훨씬 많았다.

3세트에서는 조코비치가 힘을 냈다. 게임스코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날 처음으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3-3 균형을 맞춘 뒤 5-5까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더블 폴트로 내줘 게임스코어 5-6, 벼랑 끝에 내몰렸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서브는 처음에는 라인 안쪽에 들어온 것으로 판정됐지만 나달이 주심에게 확인을 요청한 끝에 폴트로 번복됐다.

승기를 잡은 나달은 이어진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상대에게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는 ‘러브 게임’으로 장식하며 2시간 41분에 걸친 결승전을 끝냈다.

나달은 이번 대회 7경기를 모두 3-0으로 마무리하며 여자 단식의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함께 나란히 무실 세트 우승을 완성했다.

올해 US오픈 16강에서 실격패가 유일한 패배였던 조코비치는 이번 시즌 37승 1패의 전적이 37승 2패가 되며 프랑스오픈에서만 통산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프랑스오픈에서만 한 번 우승했고, 나머지 3개 대회에서는 모두 2회 이상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