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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외동포청이 해외 한인 숙원이라고?

paul 3 months ago (Last updated: 3 months ago) 1 minute read

독자적 권한없는 조직…동포청 출범이 ‘만병통치약’ 아냐

‘외교부 산하 기관’ 한계 우려…자칫 ‘밥그릇’만 늘릴 수도

지난달 27일 한국 국회가 재외동포청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한국 언론들은 일제히 “해외동포 사회의 오래된 숙원이 드디어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주 ‘해외동포’ 구성원 가운데 재외동포청 설립을 숙원이라고 생각했거나 동포청 출범의 기쁨이 피부에 와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특히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하기관도 아니고 외교부 소속으로 외교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재외동포청이 해외 한인들을 위해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포청의 출범 의의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법무부와 교육부, 국세청, 병무청, 복지부 등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 관련 정책을 통합적으로 수립하고 부처간 업무조율을 통해 해외동포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포청은 외교부 외청으로 국무회의 출석권이나 의안 제출권이 없고 국무총리에게 부처간 업무 조율에 대한 조정도 요청할 수 없다. 결국 부처간 정책 통합과 업무조율을 위해서는 외교부 장관이 나서야 하는데 이 경우 동포청의 존재 이유가 불분명해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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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동포청 내에 동포정책국을 편제해 각종 동포 관련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업무는 동포청을 만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한국 정부는 지난 1996년 대통령 훈령으로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설치해 재외동포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심의, 조정하고 추진 및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 27년간 단 20차례만 회의를 가졌고 회의도 형식적이어서 아무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한국 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영주권자들도 한국 입국후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수혜가 가능해졌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동포사회가 이견을 냈을 경우 외교부 소속인 동포청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나아가 선천적 복수국적과 병역 문제, 보건위기시 입국 제한 문제 등 현안을 동포청의 힘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한국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의 예산은 연 1000억원, 인력 규모는 최대 200명 수준이며 청장 1명과 국장 4명 등 고위직 자리도 크게 늘어난다. 자칫하면 인사 적체를 겪고 있는 외교부의 ‘밥그릇’만 늘려줬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재외동포청이 출범했다고 동포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 한인들은 거의 없을 텐데도 이를 동포사회의 ‘오랜 숙원’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설명이 있겠지만 한국 정치권에 줄을 댄 일부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잘못된 ‘위시리스트(Wishlist)’를 전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동포사회의 숙원은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자녀들이 오히려 모국에서 차별받지 않는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 생활하면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모국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정치권과 행정부가 제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동포청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앞으로 펼칠 활약이 동포사회 숙원 해결의 이유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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