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애틀랜타한인회의 회복을 위해

지난 4년간 끝없는 추락 거듭…차기 선거 앞두고 또 잡음

회관 처리, 대표단체 위상 회복 등 위해 한인들이 나설 때

지난 2일 애틀랜타한인회 김윤철 회장이 언론사 기자들과 한인사회 지도자 등 90명 가량을 초청해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 & 김치축제’라는 단체 카톡방을 개설했다.

코리안페스티벌이 3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뒤늦게 이같은 소통 창구를 개설했지만 초청받은 한인 인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개설 몇 시간 만에 40명 가량이 카톡방에서 빠져나갔고, 일부는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 신뢰 상실하고 1인 단체로 수직낙하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대표하던 단체,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던 주요기관인 한인회의 위상이 이처럼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금 한인회에는 힘이 될만한 임원이나 이사진도, 도움을 줄만한 자원봉사자도 남아 있지 않다.

재무나 감사도 없이 회장이 직접 수표를 발행하고, 코리안페스티벌 같은 중요한 행사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 회장 혼자 동분서주하는 1인 단체로 전락했다. 코리안페스티벌 후원기관들이 실제 후원금 대신 “행사가 계획대로 열리면 돈을 전달하겠다”며 약정 ‘어음’만을 줄 정도로 신뢰를 심각하게 잃은 지 오래다.

4년전인 지난 33대 집행부 출범 당시 한인회를 맡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어 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한 뒤부터 한인회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못하게 됐고 현 34대 집행부가 들어선 뒤에는 사람도, 규칙도 없는 단체로 수직낙하했다.

이런 한인회가 차기 제35대 회장 선출을 놓고 또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김윤철 현 34대 회장이 김일홍 직전 33대 회장을 선거관리위원으로 추천하는, 상식적으로 이해 못할 행동을 하면서 모든 일이 꼬이게 됐다. 김일홍 전 회장은 이를 수락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인회 주변 인사들이 예측한 시나리오 대로 당당히 선관위원장에까지 올라 차기 선거를 총괄하게 됐다.

◇ 기네스북 수준의 기괴한 선관위 구성

직전 회장의 외부인사 자격 여부를 떠나 “34대 회장이 33대 회장을 추천해 35대 회장의 선거관리를 맡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기네스북 수준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이사라고 주장하는 한 한인인사는 2년만에 처음 이사회에 나와 2년치 이사회비를 한꺼번에 낸뒤 선관위에 자신을 추천했고, 유력 출마 예정자의 추천까지 받아 결국 선관위원이 됐다. 지난 3일 열린 한인사회 원로와 한인회 이사들의 규탄 모임에서 “33대부터 35대까지 6년간 한인회를 ‘자신들만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비난이 터져나온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성갑 한인회 정치참여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선관위를 즉시 해산하지 않으면 동포사회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선거를 포기하고 차기 한인회를 비상 체제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 애틀랜타한인회는 선거관리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대수술이 필요한 응급환자와 같은 처지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한다.

◇ 한인회 대수술 위해 한인사회 나서야

이같은 대수술을 위해 우선 한인회관 문제에 대해 모든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처리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한인회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수리와 매각 가운데 하나를 택일하고, 수리해서 사용할 것이라면 수리비용 조달 문제와 향후 수익창출 계획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해야 한다. 2년 임기의 한인회장이 회관 처리나 관리에 신경쓰지 않고 한인사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매진하도록 자유를 줘야 한다.

대표단체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망있는 지도자가 나와 땅에 떨어진 신뢰와 도덕성부터 수습해야 한다. 한인회의 재원을 확보하는 올바른 길은 공탁금의 인상이 아니라 제대로 된 단체를 만들어 한국과 미국기업을 후원 파트너로 영입하고, 개인 기부자들에게 ‘안심’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 한인사회 단체 카톡방에 3일 열린 선관위 해산 기자회견 기사 링크가 게시되자 한 한인이 “한인회, 뭐하는 곳인가요”라는 질문을 남겼다. 해당 카톡방에는 한인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선뜻 대답이나 코멘트를 달지 못했다.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그 일을 제대로 하도록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때다.

이상연 대표기자

기자의 눈

One thought on “[기자의 눈] 애틀랜타한인회의 회복을 위해

  1. 이대표기사의 이기사에대한 르포는 정확한고심의 기사이다! 미주한인사회에서 애틀란타 한인회의 본모습을 어찌평가하는지, 알고들 있을까? 아틀란타 한인들 신뢰를 얻길바란다! 한인회든 모든 타 한인단체이든 죄다 어쩜 이렇게나 갈등의 진원지 인지!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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