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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작부터 실패를 예고한 ‘우파 언론’

paul 1 month ago (Last updated: 1 month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최근 애틀랜타 한인 사회 일각에서 보수 성향 인사들이 주도해 ‘우파 한인 언론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 본보 단독기사(링크)를 통해 공개됐다.

이들은 지역 한인 언론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배제한다며 “우리 목소리는 우리가 낸다”는 기치로 새 언론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자금은 이미 20만달러를 모금했고, 사무실까지 마련됐다는 말도 들린다.

그런데 시작부터 어딘가 어긋나 있다.

◇ 기사 한줄 제대로 못 쓰는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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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의 수준은 그 사회에서 활동하는 언론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애틀랜타 지역 한인 언론과 기자들의 수준은 솔직히 부끄러운 편이다.

온라인 언론을 한다며 ‘대표기자’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인물은 본보가 보도한 단독기사가 화제가 되자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시끄러운 거 싫어서 안 썼다.”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하면서도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모습에 오히려 듣는 사람들의 얼굴이 뜨거워졌다. 기자로서의 직무를 포기하고, 언론의 존재 이유도 인식하지 못하는 장면이었다.

기자회견장에 가보면 카메라는 들고 있지만 기사 한 문단 작성하지 못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단순한 현장 녹화나 앵글 경쟁은 더 이상 기자의 일이 아니다. 본질은 묻고, 취재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 그래서, 언론사를 새로 만든다고?

이러한 기자들과 언론에 실망해 “우리가 직접 언론을 만들겠다”는 주장이면 언뜻 이해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실제 동기와 방식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

“기존 언론이 편향적이라 우리 목소리를 낼 언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자신들만의 언론을 만들겠다는 것은 결국 또 다른 편향을 예고하는 일이다. 언론은 특정 진영의 선전 도구가 아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언론은 결국 ‘자신들만의 진실’만을 말하게 된다.

게다가 이 계획이 본보 보도로 드러나자 내부에서 ‘첩자를 색출하겠다’는 비상식적인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언론사를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언론의 본질인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언론에 대한 무지이자 반민주적인 처사다.

그보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은 첩자를 색출하겠다는 인물 본인이 외부 인사들에게 전화하며 투자 참여를 권유했고, 이 통화가 결국 본보 취재의 단서가 됐다는 점이다.

◇ 언론의 자유와 책임은 한 몸이다

언론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가 그 권리를 보장한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공정성, 사실 확인,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존중 없이 목소리만 키운다고 해서 언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파 언론이든 좌파 언론이든,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언론’이 아니라 ‘더 나은 언론’이다. 특정 진영의 깃발 아래 모여 언론을 만든다고 해서 정당성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비판을 받지 않을 면허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진영의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언론은 오래가지 못한다. 언론은 진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위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자조차 턱없이 부족한 애틀랜타에서,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어떤 기준으로 그 언론을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이름을 빌려 정치와 분열을 도모하려 한다면, 그 언론은 그저 선전의 ‘나팔’일 뿐이다.

기자 사진

이상연 기자
paul@atlantak.com
기자의눈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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