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여파로 기업파산 증가세…”당분간 지속”

S&P 글로벌, 올해 1~4월 230곳 파산보호 신청 집계

바이스 미디어그룹 파산보호 신청
바이스 미디어그룹 파산보호 신청 [바이스 홈페이지 캡처]

한때 ‘뉴미디어의 총아’로 불렸던 바이스 미디어그룹에서 미국 최대 주방·욕실용품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까지 미국 내 기업파산이 증가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 등이 22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주 최소 48시간 이내에 대기업 7개 사가 무더기로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등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부채 5000만 달러 이상의 기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틀간 파산보호신청 건수로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분석기관인 래피드 레이팅스의 제임스 겔러 대표는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기업 경영의 질이 떨어지는 데다 지속 불가능한 부채를 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매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구매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재 경제환경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파티용품 소매점 ‘파티시티’, 가정용품 할인 유통업체 ‘튜즈데이 모닝’, 웨딩드레스업체 ‘데이비드즈 브라이덜’ 등 많은 소매점이 올해 파산보호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재정 상태가 취약한 기업들은 내년에도 계속 고통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채무 불이행률이 내년 초 정점에 달한 후 경제성장이 회복되면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기업 파산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됐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금융기관들이 대출요건을 강화하면서 대출 가능 규모가 줄어들고 대출이자가 높아지는 신용경색의 악영향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부채가 많은 기업의 고통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CNN은 지적했다.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의 공동창업자인 폴 히키는 “금리상승이 기업의 재무제표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 당시를 돌아보면 시장은 2009년 3월 바닥을 친 후 그해 내내 호전됐는데도 불구, 기업파산도 계속 이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