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SNS’ 싸이월드 내달 부활

200억 상당 부채 남긴채 싸이월드 서비스만 가져오는 형식

신설법인 대표 “80억 투자 받아…내달 기존 서비스 정상화”

경영난에 부닥쳐 폐업 위기에 몰린 한국 싸이월드가 다음달 부활한다. 임금 체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제완 대표가 10억원 상당의 직원들의 임금채권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싸이월드 서비스를 신설법인에 양도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 대표와 신설법인 ㈜싸이월드Z의 오종원 대표는 지난달 29일 싸이월드 서비스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서비스 양도 금액은 전 대표와 싸이월드 직원들 간 임금체불 소송금액인 10억원 상당으로 전해진다.

이미 8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은 신설법인은 한 달 내 기존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4개월 안에 모바일 3.0 베타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전 대표로부터 싸이월드 서비스를 양수 받았다”며 “200억원 상당의 기존 부채는 남겨두고 서비스만 가져오는 형식인데, 회사 상황이 나아지면 채권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50억~100억원 상당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8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아 서비스 양수 금액을 지불하고 지난 2개월간 서비스 개발에 투자해왔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도 “부채를 떠안고 회사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을 수 없어서 서비스만 자산양수도 방식으로 넘기는 것”이라며 “임금체불한 직원 90%에게 고소 취하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싸이월드의 ‘폐업 논란’은 싸이월드가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체납 문제로 이미 지난해 5월 사업자 등록이 말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기존 이용자들이 싸이월드에 저장해둔 사진 등 자료를 영영 복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으나, 싸이월드는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운영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서비스가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2009년 회원수 3200만명을 돌파, ‘국민 SNS’ 지위를 누리다가 모바일 환경으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전 대표는 싸이월드 직원 27명의 임금과 퇴직금 4억7000만원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전 대표는 이 사건 이외에 6억원 상당의 임금체불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