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에 실업수당 1억4천만불 지급

캘리포니아주 당국 “역사상 최대 사기사건 조사중”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형수 100여명을 포함, 교도소 수감자 수만명의 명의로 청구된 실업수당이 수억달러에 달해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샌디에이고·프레즈노카운티 등 캘리포니아주 지방검사들로 구성된 특별 조사단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중대한 사기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실업수당은 신청서에 명기된 주소로 선불·직불카드 형태로 지급이 이뤄졌다. 이후 수감자의 계좌에 직접 입금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교도소로 전달됐다.

조사단은 지난 3~8월 주 교도소 수감자들 명의로 지급된 실업수당(각 약 3만5000달러)이 총 1억4000만달러(약 1552억원) 이상이며 사형수 133명의 명의로는 거의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가 지불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일원인 앤 마리 슈베르트 새크라멘토 지방검사에 따르면 30개 이상의 주 교도소와 수천명의 연방 교도소 수감자들을 포함해, 교정시스템 전반에 걸쳐 수감자들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로 제출된 부정 청구가 적발됐다.

슈베르트 검사는 “이것은 중단돼야 한다”며 “우리는 연쇄살인범과 강간범, 아동성추행범 이름으로 수억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런 수도꼭지는 잠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지역 및 주·연방 교도소를 통한 실업수당 사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실업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 봄 기업들이 문을 닫고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실업수당 신청서가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각 주정부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실업수당을 빨리 지급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연방정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초까지 약 3000만명이 실업수당을 받았는데 실업수당 지급이 서둘러 처리되면서 사기 행각도 빈번해졌다.

지난 8월 산마테오카운티 교도소에서는 한 교도관이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면서 사기 조직이 수감자들을 대신해 실업수당을 가짜로 청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티븐 와그스터페 산마테오 지방검사는 지금까지 22명이 기소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업수당 사기는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매사추세츠·일리노이·캔자스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개발부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팬데믹(대유행) 관련 실업수당사기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며 “예방 노력의 일환으로 국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과 협력해 수감자 명단 통합과 교차 검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실업대란 (CG)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