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하원 ‘218석 확보’ 다수당 탈환…의회권력 분점

‘붉은 물결’ 없었지만…공화당, 조사·입안 주도하며 바이든에 제동 전망

바이든 “공화당과 협력” 협치 의사…수장 내정 매카시 “새 방향 갈 준비”

11·8 중간선거 개표가 막바지로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이 218번째 연방하원 의석을 확보해 다수당이 됐다. 앞서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수성을 확정지은 상태여서 조 바이든 행정부 후반기 상하원 의회 권력의 여야 분점 구도가 구축됐다.

16일 선거조사기관 에디슨 리서치와 AP통신, NBC방송, CNN방송 등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른 주요 언론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날 오후 8시께 공화당 218석, 민주당 208석을 각각 확보했으며 9석은 미정이라고 집계했다.

접전 지역의 선거 결과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최종 집계까지는 최대 수 주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방하원 의석수는 435석로, 과반인 218석 이상을 확보한 정당이 다수당 지위를 갖고 하원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정 등 원 구성을 주도할 수 있다.

중간선거가 치러진 직후까지도 공화당은 하원에서 상당한 격차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해 이른바 ‘붉은 물결'(red wave)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의석수에서 큰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의 중간 선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CNN 등 미 언론은 평가했다.

공화당은 앞으로 의회 의제 설정에 있어 더 커진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공화당은 다수당으로서 소환권을 발동할 수도 있고, 청문회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내각에 증언을 요청하는 등 절차상 이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원하는 의제를 상정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민주당이 제안하는 사안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거나 우선순위를 정할 수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래픽] 미국 중간선거 결과

실제 공화당은 조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결정과 국경 정책, 코로나19 팬데믹의 근본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아들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이 있기는 하지만 물가상승과 범죄율 증가, 국경 안보 등 관련 법안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2024년 대선까지 앞으로 2년간 정국을 주도하기가 쉽지만은 않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민을 위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하원 공화당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비용을 낮추고 선택권을 보장하며 민주주의를 보호해야 한다는 우려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임기도 내년 1월 종료된다.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지난 15일 차기 의회의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그가 하원 수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공화당이 공식적으로 하원을 뒤집었다!”라며 “미국인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갈 준비가 됐으며 하원 공화당은 이 약속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확보로 미국에서는 이번 중간선거 당선자들의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초부터 백악관과 연방상원은 민주당이, 연방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는 ‘의회 분점’이 현실화하게 됐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먼저 확보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지아주 결선에서 승리하면 51석을 확보하고 패배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공화당과 상원 의석수를 절반씩 나눠 가져 당연직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 행사로 사실상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