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우즈, “부상딛고 부활했는데 또 사고라니”

스캔들·허리수술 등으로 추락→마스터스 우승으로 재기

PGA 투어 최다승 신기록에 1승 남긴 채 또 자동차 사고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동차 전복 사고로 심하게 다쳐 또 한 번 황제의 커리어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이미 우즈는 지난달 말 허리 수술을 받아 여러 대회를 건너뛴 채 재활을 받던 중이었다.

2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현대 제네시스 GV80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다 전복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는 두 다리 모두 복합골절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상은 회복에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4월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를 비롯한 주요대회에 참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는 메이저 1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 타이인 82승을 거둔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 기록을 세우기 전까지 우즈는 사건·사고와 부상, 그리고 부활을 반복했다.

1996년 프로 데뷔한 우즈는 1997년 21세에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고 2000년 24세에 모든 메이저대회(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08년에는 무릎 연골 등 다리 부상을 안고도 US오픈 정상에 올라 자신의 14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후 무릎 수술을 받고 돌아온 우즈에게 불행이 줄줄이 찾아왔다.

2009년 우즈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이 사고를 계기로 우즈가 여러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는 섹스 스캔들이 터졌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어 주요 스폰서를 잃고 한동안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우즈는 결국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뒤 2010년 필드에 복귀했다.

281주 연속으로 지키던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도 내려왔다가 다시 탈환했던 우즈는 이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14년 우즈는 허리 수술을 받는다며 1994년부터 매년 출전해온 마스터스에 불참했다.

우즈는 그해 7월 복귀했지만, 한 달 뒤 또 허리를 다쳤다. 우즈는 세계랭킹 1위에서 또 내려왔고, 2015년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우즈는 약 16개월 만의 복귀전인 2016년 말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17명 중 15위를 차지했다.

2017년 들어서도 부진한 성적을 내던 우즈는 그해 4월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았다.

이때 우즈는 또 한 번 자동차 관련 악재를 맞았다. 2017년 5월 플로리다주 자택 인근 도로에서 자동차를 세운 채 잠이 들어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우즈는 반쯤 풀린 눈으로 찍힌 ‘머그샷’까지 찍히며 황제 자리에서 완전히 추락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음주운전 혐의를 받았던 것과 달리 우즈는 진통제 부작용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기량도 쇠퇴하고 세계랭킹은 1천 위 밖으로 떨어진 우즈의 시대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우즈는 다시 일어섰다.

그는 10개월 만의 복귀전인 2017년 말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공동 9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8년 PGA 투어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5년 1개월 만의 우승이다.

우즈는 2019년 마스터스를 제패하는 감동의 드라마를 쓰면서 골프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마스터스 우승이자,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다.

그해 10월 우즈는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샘 스니드(미국·2002년 사망)와 나란히 PGA 투어 최다승 타이인 통산 82승을 달성했다.

2020년 말에는 아들 찰리와 가족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 함께 출전하는 행복을 누렸다.

그러나 우즈는 지난달 말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으며 다시 휴식기에 들어갔고, 이날 자동차 사고까지 당했다.

자칫 우즈의 우승 기록이 82승에서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의 회복을 기다린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여러 차례 어려움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우즈라면, 또 한 번 부활에 성공해 PGA 투어 최다승 신기록인 83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들이다.

우즈, 2019 마스터스 우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