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핵심 거점으로 재부상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핵심기지인 앨라배마 공장(HMMA)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통상 환경 속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 역할을 해왔다.
현지시간 5월 20일 공식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현대차는 지난 3일 임직원과 가족들을 초청한 ‘감사의 날(Team Member Appreciation Day)’ 행사를 열고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했다. 이 자리에서 제네시스는 앨라배마 주립대학교에 5만달러(약 7000만원)를 기부하며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경영도 이어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EO는 SNS를 통해 “지난 20년 동안 HMMA에서 4200명의 직원과 수천 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총 63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냈다”며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와 함께 지역사회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2일, 북미 법인 조직 재편을 단행하며 크리스 수속 HMMA CEO를 북미 생산 총괄(CMO)로 임명하고, 마크 레이더 COO를 신임 HMMA CEO로 승진시키는 등 북미 시장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
신설된 CMO 직책은 앨라배마 HMMA와 함께 조지아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까지 총괄하며, 통상 환경 변화와 규제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앨라배마 HMMA(연간 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34만대), HMGMA(30만대)를 합산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총 11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투싼과 싼타페(픽업 포함)는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로, 현지 생산이 트럼프식 관세 회피 전략의 핵심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이달 3일부터 부과되면서 일부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연구개발(R&D), 생산, 판매망, 협력사 등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57만 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해 미국 내 4위 완성차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이후 미국 투자액은 총 30조원을 넘었으며, 최근에는 210억 달러(3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무뇨스 CEO는 “HMMA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총 6종의 파워트레인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며 “수요 변화와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는 고품질 차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혁신하며 고객과 딜러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