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 정책 변화 대응위해…친 트럼프 인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통상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핵심 정치인을 영입하며 워싱턴 정계와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5일, 공화당 소속의 드류 퍼거슨(Drew Ferguson) 전 연방 하원의원을 오는 5월 1일자로 그룹의 워싱턴사무소장(HMG Washington Office Chief)으로 공식 선임한다고 밝혔다.
퍼거슨 신임 사무소장은 향후 현대차그룹과 미국 정부 및 의회 간의 주요 대관 업무를 총괄하게 되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 정책, 자동차 관세 문제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도 로버트 후드 전 미국 국방부 법제처 차관보(현 현대차 대관업무 담당)와 크리스토퍼 웬크 전 미국상공회의소 수석국장(현 기아차 대관 담당)을 통해 미국 내 대관 활동을 펼쳐왔지만, 그룹 차원의 통합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공식 대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드류 퍼거슨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생산 거점인 조지아주 출신으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네 차례 역임했다. 특히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공화당 하원 수석 부총무로 활동하는 등 공화당 내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 제조업 활성화, 세제 개혁,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정책 실현에 앞장선 바 있다.
그는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기 전, 기아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시장(2008~2016)을 지내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이끈 주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퍼거슨 전 의원이 입법 절차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정책 조율 능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자동차,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통상 기조가 급변하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전략적 대응과 대관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퍼거슨 사무소장의 영입을 통해 미국 정계와의 교류를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성 김 사장(전 주한 미국대사), 북미 전문경영인 호세 무뇨스 CEO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또 하나의 북미 전략 인재 포석으로 해석되며, 글로벌 불확실성 속 미국 내 입지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