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최대 체전이 이렇게 체계가 없나요?”

제41회 동남부체전 경품 당첨 한인 “기쁨이 한숨으로”

1등 당첨 후 80일만에 상품 수령…”두달간 답변도 안해”

동남부연합회가 발송한 기프트 카드.

 

“지역에서 제일 큰 한인행사인 동남부 체전을 이렇게 체계없이 운영해도 되나요?”

지난 6월 10일 막을 내린 제41회 동남부한인체전 폐막식에서 1등 상품인 항공권에 당첨된 한인 K씨 부부가 15일 본보에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아내인 K씨는 폐막식에서 다른 한인 1명과 함께 1등 항공권에 당첨돼 남편과 함께 환호성을 올렸다. 경품 수령을 위해 무대에 올라간 아내에게 주최측인 동남부한인회연합회 관계자는 “일단 기념 사진을 찍은 뒤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놓으면 항공권을 추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K씨는 대한항공 로고가 그려진 팻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앨라배마 집으로 돌아왔지만 약속했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부부는 “연락처를 몰라 애틀랜타한인회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 연합회장 번호를 알려줬고 이 분이 현 회장의 연락처를 줬다”면서 “6월 23일 회장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회장은 담당자가 처리할 예정이니 연락처를 다시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다렸던 답은 결국 8월 중순까지 오지 않았고 부부는 지역 한인회관을 찾아 연합회 이메일을 받았다. 8월 16일 이메일을 보낸 부부는 24일에야 답장을 받았는데 예상했던 한국 왕복 항공권이 아닌 국내선 항공권을 준다는 말에 다시 한번 한숨이 나왔다. 연합회 측은 이메일을 통해 “한국행 비행기표가 아니고 국내선이라고 명확히 발표하고 추첨했다”고 말했다.

K씨 부부는 “그런 안내를 듣지 못했고 2등 상품이 애플 아이패드 였는데 1등 상품인 항공권을 국내선 티켓으로 준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대한항공 로고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하고 2달이 훨씬 지나서야 선심쓰듯 국내선 항공권을 준다는 말에 솔직히 화가 났다”고 말했다. K씨 부부는 체전 80일만인 지난 8월 31일 연합회가 우편으로 발송한 250달러 짜리 델타항공 기프트 카드 2장을 받았다.

이에 대해 연합회 관계자는 기자에게 “올해 델타항공으로부터 스폰서를 받지 못해 한국 왕복 항공권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이 스폰서를 거절한 이유는 지난해 제40회 동남부 체전에 기증한 한국 항공권을 체전 경품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체전 때 항공권을 경품으로 사용하지 않아 델타항공과의 계약을 깬 셈이 됐다”면서 “뒤늦게 지난 4월 열린 연합회 골프대회에서 사용했지만 델타 측에서 올해는 후원을 하지 못하겠다고 전해왔다”고 전했다. 연합회는 결국 델타항공 기프트카드를 자체적으로 구입해 당첨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폐막식에서 경품으로 국내선 항공권을 지급한다고 알렸지만 당첨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품 지급이 늦어진 데 대해서는 “담당자의 휴가 등이 겹쳐서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현 동남부한인회연합회는 사무총장이 사퇴해 궐석이며 사무국장과 사무차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K씨 부부는 “미 동남부 한인들을 대표한다는 연합회가 한인들의 체전 참여를 높이고 폐막식을 성대히 마무리하기 위해 경품을 내건 것일텐데 2달이 훨씬 지나서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폐막식에서 사용된 1등 상품 기념사진용 패널. 대한항공과 델타공항의 로고가 들어가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국제선의 코드쉐어를 하고 있다./독자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