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다음 세대에 영감 주고 싶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한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내달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첫 우주 비행에 나선다.
NASA에 따르면 조니 김은 4월 8일 러시아의 소유즈 MS-27 우주선을 타고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리지코프, 알렉세이 주브리츠키와 함께 ISS로 출발해 약 8개월간 과학 실험 및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 스타시티에서 막바지 훈련 중인 그는 NASA 주최 온라인 인터뷰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우주 임무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ISS에서 하게 될 과학 연구가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유즈(Soyuz)는 러시아어로 ‘연합(Union)’을 뜻한다. 이 단어는 미국과 러시아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함께 이뤄온 협력을 잘 나타내며, 이번 임무를 통해 나는 단순한 미국 대표를 넘어 양국 간의 우주 외교 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조니 김은 이민 1세대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대표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군인·의사·우주비행사라는 세 가지 직업을 모두 갖춘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난 그는 2002년 고교 졸업 후 미 해군에 입대해 네이비실(Navy SEAL) 훈련을 수료하고 특수전 요원으로 복무했다. 이라크전에 파병되어 100여 회의 특수작전을 수행했고, 잠수부, 정찰, 저격수 등 다수의 자격을 갖췄다.
개인적인 배경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이었던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 속에서 자라며,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어 강한 사람이 되고자 네이비실에 입대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전장에서 전우들이 전사하는 현실을 겪은 뒤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군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샌디에이고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 최우등으로 졸업 후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의학 레지던시를 수료하고, 비행 외과 의사(Flight Surgeon) 자격을 갖춘 뒤 해군 전투기 조종사 훈련까지 마쳤다.
조니 김은 2017년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뒤, 2020년 미국의 달 유인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후보군 11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당시 경쟁률은 1600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르테미스 최종 4인의 우주비행사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이번 임무는 그가 우주로 향하는 첫 비행이자 NASA 소속 우주비행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