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셀프 사표재가…’빅텐트’ 성사 여부 관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국무총리직에서 공식 사퇴하며 6·3 대통령 선거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이자 역대 단일정부 최장수 총리(1077일)를 기록한 그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을 선택했다”며 정계 입문을 천명했다.
한 전 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길밖에 없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정중한 어조 속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 전 총리는 그간 김대중·노무현·이명박·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정통 관료 출신 인사다. 실무형 리더십과 조정능력, 국제통상 감각 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중 정치에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후 보수진영 차기 주자 부재가 현실화되면서, 이재명 후보에 맞설 ‘안정형 후보’로 한 전 총리가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보수와 중도, 개혁야권까지 아우르는 ‘반명 빅텐트’ 구축 여부가 그의 출마 성패를 가를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는 2일 무소속으로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포함한 범보수·중도 진영 전체와 단일화를 협상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각 정파의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점은 당내 일각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당원이 납득할 방법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동훈 후보는 관련 질문에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대선의 후보 등록일은 5월 10~11일.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반명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보수와 중도 표의 분산은 불가피하다. 한 전 총리가 정치권의 이해 충돌을 어떻게 조율하고, 유권자에게 자신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명분을 설득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