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여행계획 불안…미주 한인, 유학생 등도 우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이 여행 위험 국가로 인식되면서 외국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한국 내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으며 특히 뉴질랜드는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 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또한 미주 한인들과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한국 방문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4일 비상계엄 해제 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미국 시민은 공공장소에서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주한 독일대사관 역시 “한국의 계엄령과 의회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여행 권고를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뉴질랜드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 수준을 1단계인 ‘일반적인 안전 및 보안 예방 조치’에서 2단계인 ‘더욱 주의 기울이기’로 상향했다. 뉴질랜드는 남북 간 긴장 고조 가능성도 언급하며,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한국의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비상계엄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X(구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한국 방문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과 싱가포르 역시 한국 내 자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향후 발표를 주시하라”고 당부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한국 여행을 계획한 싱가포르인들의 불안을 조명하며 “여행을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이번 사태는 미주 한인들과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연말과 휴가철을 맞아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많은 한인들과 유학생들은 현재 상황에서 여행을 해도 되는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 한인 가정은 “계엄령과 정치적 긴장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상황이 완전히 안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국 방문 계획을 미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학생은 “겨울방학의 짧은 기간 한국을 다녀오느니 미국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와 떨어져 미국에서 학업 중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한국으로의 귀국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가족 방문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 항공권을 취소할지 고민 중”이라는 반응도 전해졌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을 여행 안전 국가로 인식했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각국의 여행 권고 상향과 더불어 미주 한인들과 유학생들까지 여행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한국 관광산업과 국가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