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최대 하락… 팜비치만 ‘트럼프 효과’로 예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등했던 플로리다 주택시장이 꺾이기 시작했다.
전국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플로리다 전역의 주택 중위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해 최근 10년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하리야르 보카리는 “팬데믹 당시의 이주 붐이 끝나가고 있고, 높은 모기지 금리가 지속되며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드핀 보고서에 따르면, 잭슨빌의 중위 주택가격은 3.8% 떨어졌고, 웨스트팜비치(7.2%), 포트로더데일(8.4%), 마이애미(8.5%) 등은 리스팅 가격 이상으로 팔린 매물 비율이 전국 최하위권에 속했다. 이는 수요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콘도 및 협동조합 주택의 가격 하락폭은 7%에 달해 중위가격이 30만75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서프사이드 붕괴 참사 이후 강화된 유지관리 규정이 거래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플로리다로의 인구 유입이 줄어든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외부 이주자들은 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높은 금리와 보험료도 부담 요인이다.
부동산 분석가 닉 거를리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가 이주 감소의 하강 국면에 진입했으며, 저렴한 가격 외에는 이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팜비치 카운티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글러스 엘리먼 부동산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팜비치 지역의 단독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63.2%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대선 이후 ‘트럼프 효과’로 고가 주택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하락이 ‘정상화’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과잉 공급과 높은 가격, 이주 감소가 겹친 현 상황은 장기적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