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콩나물, 진짜 한국인만 먹나요?”

한국 식탁 위 ‘국룰 반찬’의 세계적 희귀성

아삭한 식감과 개운한 국물 맛으로 사랑받는 대표적인 밑반찬, ‘콩나물’. 한국인의 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이 식재료가 사실상 한국에서만 소비된다는 주장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연 콩나물은 정말 한국에서만 먹는 식재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 사실에 가깝다. 콩나물은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중국 동북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외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콩나물의 씨앗인 대두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지만, 이를 발아시켜 먹는 문화는 거의 전적으로 한국에 국한되어 있다.

외국에서 ‘콩나물’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Soybean Sprout를 검색해보면, 대부분의 콘텐츠가 ‘Kongnamul’이라는 한국식 발음과 함께 한국 요리를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대두가 아닌 녹두로 만든 숙주나물이 훨씬 일반적이다.

한국에서 콩나물의 역사는 오래됐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고려 태조 왕건이 식량난 속에서 콩을 물에 불려 싹을 틔워 군사들에게 공급한 것이 콩나물 재배의 시작이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후 값싸고 재배가 쉬워 민간에 널리 퍼졌고,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콩나물국과 콩나물무침 등의 요리가 자리 잡게 되었다.

콩나물 외에도 한국인의 입맛에만 익숙한 특수 식재료는 여럿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골뱅이다. 서울 을지로의 ‘골뱅이 골목’은 이를 상징하는 장소로, 한국은 세계 골뱅이 소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영국에서는 바다 달팽이 정도로 여겨져 폐기되던 골뱅이가 한국으로 수출되며 어민들의 효자상품으로 거듭난 사례는 유명하다.

또한 길거리 간식의 대명사였던 번데기 역시 한국 고유의 먹거리다. 1960~70년대 양잠 산업이 국가 정책으로 성장하면서 부산물인 번데기가 길거리 음식으로 정착했다. 한국을 제외하면 식용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북한에서도 번데기는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깻잎 또한 한국 특유의 식재료다. 일본의 차조기(시소)와 비슷해 보이지만 향과 쓰임새가 전혀 다르다. 한국에서는 쌈 채소, 장아찌, 김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향이 너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더 나아가 한국의 일부 음식은 외국에서는 충격적인 경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최민식이 산낙지를 씹어 먹는 장면은 해외 관객들 사이에서 혀를 내두르게 만든 장면으로 회자됐다. 살아 있는 낙지를 먹는 문화는 동물권 보호 차원에서 금지하는 나라들도 있어 더욱 생소하게 다가온다.

삭힌 홍어 역시 대표적인 ‘도전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대접받지만, 강한 암모니아 냄새로 외국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도 주인공이 현지에서 인기가 없는 홍어를 수입하려는 내용이 등장한다.

간장게장처럼 일부 외국에서도 사랑받는 사례도 있다. 일본에서는 간장과 날 해산물에 익숙한 식문화 덕분에 한식 중 간장게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조리법 자체는 한국에서 고유하게 발전한 것이다.

콩나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