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사용기한 만료…환불 더이상 불가능
한인이 창업했던 패션 브랜드 ‘포에버 21(Forever 21)’이 또다시 파산을 신청하고 영업을 종료하면서, 기존 고객들의 선불카드 및 매장 크레딧이 15일(화)을 기한으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보유 중인 포에버 21 기프트카드는 더 이상 사용은 물론 환불 및 교환도 불가능해졌다.
이번 파산은 포에버 21의 두 번째 파산 신청이다.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내 비즈니스를 정리하기 위한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본격적인 매장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온라인 쇼핑몰 ‘쉬인(Shein)’ 등 외국계 초저가 패션 플랫폼들과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오프라인 쇼핑몰 방문객 감소가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포에버 21을 운영해온 F21OpCo 측은 성명을 통해 “외국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가격과 마진 측면에서 우리 브랜드를 압도했다”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지속 가능한 경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일부 자산 매각 또는 파트너십 체결 여부를 검토 중이다.
미국 내 매장들은 모두 정리 절차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청산 세일만 진행 중이다. 반면 해외 매장은 별도 라이선스를 통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파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운영을 이어간다.
포에버 21은 1984년 설립 이후 H&M, 자라(ZARA) 등과 함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패스트패션의 붐을 이끌었다. 특히 경제 위기 당시 가성비 높은 상품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온라인 전환에 늦은 대응과 과도한 오프라인 확장 전략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패션 유통 환경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는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Niel Saunders)는 “포에버 21은 실질적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던 브랜드였다”며 “약화된 의류 시장과 값싼 중국 마켓의 이중 압박 속에서 점유율이 급격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에버 21의 미국 웹사이트는 폐점을 앞두고 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사업은 포에버 21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어센틱 브랜즈 그룹(Authentic Brands Group)을 통해 유지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