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마네킹 몸매 강요 마세요”

‘미적기준’ 흔드는 패션업계…’평균 체형 마네킹’ 속속 등장

의류부터 속옷까지 ‘편안함’이 대세…보통 몸매 모델 기용

이랜드 스파오 평균체형 마네킹.© 뉴스1

패션업계 전반에 ‘내몸 긍정주의'(보디 포지티브) 현상이 나타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깡마른 모델이 아닌 평균 체형의 모델이나 마네킹이 착용한 의류가 주목 받고 있는 것. 현실감 넘치는 스타일을 담은 화보나 마네킹이 오히려 실구매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랜드월드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가 ‘사이즈 차별없는 마네킹’을 매장에 비치하면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최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패션계 트렌드에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실제 패션업계에서는 2~3년 전부터 사회에서 추구하는 미적 기준을 바꾸기 위해 평균 체형의 모델을 기용하거나 마케팅을 비치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위해 스파오는 25세부터 34까지의 대한민국 남녀의 체형을 집계한 데이터로 제작된 마네킹을 일부 매장에 비치했다. 대표 매장은 스파오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스파오 코엑스점과 스파오 스타필드 안성점 등이다.

그 결과 기존 패션 매장에서 사용하는 남성·여성 마네킹의 키는 각 190㎝·184㎝에서 172.8㎝·160.9㎝으로 대폭 줄었다. 허리둘레 역시 기존 마케팅 대비 남성은 2.3인치, 여성은 5.9인치 더 크게 제작돼 현실감 있는 패션 스타일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스파오의 바디포지티브 캠페인 ‘에브리, 바디’는 기획 단계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마네킹은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보디 포지티브 캠페인 ‘에브리, 바디’의 일환으로 펀딩을 통해 제작됐는데, 펀딩은 5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넘어섰고 목표 대비 227%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누리꾼들도 “큰 키와 마른 몸매로 정형화된 마네킹 보다 평균 체형과 비슷한 마네킹이 훨씬 낫다”, “친근한 마네킹 몸매 때문에 오히려 구매욕이 상승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받응을 보이고 있다.

자주 보이쇼츠 모델컷.© 뉴스1

속옷업계에도 내 몸 긍정주의 열풍이 일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는 지난해 사각 드로즈인 ‘보이쇼츠’를 선보이며 사각팬티 열풍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BYC도 여성을 위한 사각팬티 ‘보디드라이’를 선보였고, 쌍방울도 여성 전용 트렁크 팬티 ‘하나만’을 선보이며 편한 속옷 대열에 합류했다.

속옷 모델 역시 꽉 끼는 속옷 아닌 편안한 형태의 속옷을 입은 화보로로 실구매자인 여성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BYC 전속모델인 오마이걸 아린 역시 몸매를 강조한 속옷 화보가 아닌 편안함을 강조하는 화보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트렌드에 익숙해진 상태다. 날씬한 몸매만을 강조하던 미국의 최대 속옷 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도 편한 속옷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지난 2015년부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간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른바 슈퍼 모델을 이른바 ‘엔젤’들로 내세우며 화려한 속옷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최근에는 마케팅 방식이 180도 달라졌다. 성소수자·임산 부 등 다양한 모델을 내세우고 있는 것. 지난 6월에도 깡마른 패션 모델이 아닌 브라질 출신의 성전환 모델과 임산부 등을 모델로 발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몸 긍정주의’ 트렌드 확산으로 패션계에서는 불편해도 예쁜 옷이 아닌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나 자신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핏감 대신 현실감 있는 핏감을 보면 더욱 구매욕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