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를 주도해 비판을 받은 크리스 릭트 CNN 최고경영자(CEO)가 7일 퇴진했다.
CNN 모회사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데이비드 재슬러브 CEO는 성명을 통해 “CNN을 이끄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며 특히 엄청난 혼란과 변화의 시기에는 그렇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쏟아부었다”면서 릭트 CEO의 교체 사실을 직원들에게 통보했다고 AP통신 등이 밝혔다.
CNN은 당분간 4명의 임원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릭트 CEO는 지난해 4월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한 뒤 CEO로 임명됐다.
전임인 제프 주커 전 사장은 ‘사내 로맨스’ 숨겼다가 재임 9년여 만인 지난해 2월 불명예 퇴진했다.
릭트 CEO는 지난달 10일 미국 주요 방송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를 주도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300만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시청률 측면에서는 나름 성과를 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거짓말할 기회를 줬다는 것이 비판 이유였다.
이에 대해 릭트 CEO는 당시 직원들에게 “답변을 듣고 책임을 묻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면서 “트럼프를 취재하는 일은 지저분하고 까다롭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다 알고 있으나 그것은 우리 업무”라면서 당위성을 강변했다.
그의 퇴직은 미국 잡지인 ‘디 애틀랜틱’에 실린 1만5천 단어 분량의 인물 기사도 영향을 미쳤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릭트 CEO의 지원 아래 작성된 이 기사에서 릭트 CEO는 주커 전 사장 재임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CNN의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기사는 동시에 릭트 CEO의 보도 접근 방식에 대해 CNN 기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있으며 인사 처리 문제를 놓고 일반 기자들의 불신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트럼프 정부와 각을 세웠고,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CNN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