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믿는다”는 한국인 고작 17%

퓨리서치센터 조사…대미 호감도 77%→59% 하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 17%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가 이뤄진 미국의 동맹 13개국 가운데 1년 새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15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유럽국가 등 미국의 주요 동맹 13개국에서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성인 1만3273명을 전화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17%가 신뢰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작년 46%에서 29%포인트가 떨어진 수치로 조사대상국 중 하락폭이 제일 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는 취임 첫해인 2017년에도 17%였는데 2018년 40%대로 올랐다가 올해 다시 17%로 추락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70∼80%대를 유지했다.

다른 조사대상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대부분 10∼20%대였고 거의 다 작년보다 떨어졌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한국에서 59%로 가장 높았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20∼40%대의 응답이 나와 과반이 미국에 호감이라고 답한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일본의 경우 작년 68%에서 올해 41%로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국은 작년에 77%였다.

일본과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는 역대 최저치가 나왔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설명했다.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강국을 꼽아달라는 질문엔 한국과 일본에서만 각각 77%와 54%로 미국이 1위였다.

유럽국가 및 캐나다, 호주에서는 40∼50%의 응답 비율로 중국을 첫손에 꼽았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압도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경우 6%만 ‘잘했다’에 답했고 나머지 나라들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20%를 넘지 않았다.

한국인 응답자들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86%가 ‘잘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 등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를 물었을 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6%로 1위, 트럼프 대통령이 16%로 꼴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23%)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19%)에도 밀렸다.

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