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밀문건 무단 반출로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연방 당국에 의해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8∼12일 미 전역의 등록 유권자 1929명을 상대로 조사해 14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층 및 공화당 성향 유권자 5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의 지지율 56%에서 단 3%포인트만 떨어진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당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23%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가 각 4%를 얻었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3%,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주지사가 1%를 기록하는 등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 3월 성추문 입막음용 금품 제공 및 회계장부 조작 혐의로 뉴욕 지방검찰에 기소된 데 이어 이번 연방 검찰의 기소를 고려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릴수록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그가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무죄를 주장했고,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그는 법원 출석 직후 인근 쿠바 음식점에 들러 지지자들을 만난 데 이어 저녁에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클럽에서 입장을 발표하며 지지층 규합을 가속했다.
그는 전날 밤 행사에서만 204만 달러(약 26억 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 분석관인 팀 멀로이는 “연방기소와 빗발치는 비판적인 언론 보도에도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가능성이 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는 4%포인트 차이로 여전히 소폭 밀리는 모습이었다.
양자 가상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8%,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를 각각 얻었다.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바이든 48%, 트럼프 46%)와 비슷한 결과다.
한편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민주 성향 유권자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은 각각 17%, 8%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지지하는 등 당은 바이든의 출마를 사실상 추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내년 대선 경선과 관련해 당이 주관하는 후보 토론회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