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가 불법 이민자를 직권으로 체포·구금해 멕시코로 돌려보낼 수 있는 주법을 제정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정부와 또다시 갈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텍사스주 정부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이날 텍사스 남단 브라운스빌의 국경 펜스 앞에서 주의회가 제출한 이민법 SB4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를 주 사법당국이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불법이민자가 구금되면 텍사스 판사의 출국 명령에 동의하거나 불법 입국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또 출국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텍사스를 떠나지 않는 이민자는 더 심각한 중범죄로 다시 체포될 수 있다.
애벗 주지사는 “바이든의 고의적인 방치로 인해 텍사스는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 법은 내년 3월에 발효될 예정이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2년간 ‘론스타 작전’이란 이름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수천 명의 주 방위군 병력과 주 경찰을 배치해 국경 단속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오는 밀입국자 수가 줄지 않자 이번에 더 강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트로이 밀러 청장 대행은 이달 들어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자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하는 등 “전례 없는” 밀입국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텍사스 주법이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텍사스 시민자유연합의 수석 변호사인 데이비드 도나티는 “텍사스주는 이민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할 권한이 없다”며 “우리는 연방 법원에 가서 그들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텍사스 주의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안 제정에 거세게 반대한 바 있다.
미국 언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가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20명이 넘는 민주당 소속 연방 의원들은 연방 법무부에 텍사스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들은 법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SB4는 텍사스 주민들에게 위험하고 이민·외교 문제에 대한 연방 정부의 독점적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