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후 3개월 지나도 나타나…호흡곤란, 피로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 판정을 받은 10명 중 8명에게서 폐 손상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19~69세 환자 10명의 폐를 들여다 본 결과 8명의 폐가 손상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모두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산소 호흡기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었지만, 코로나19 완치 후 3개월 넘게 호흡 곤란과 피로를 계속 호소했다. 하지만 기존 기법에서는 폐 손상이 확인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번에 새로 사용된 기법은 영국 셰필드대학 제임스 와일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도중 환자에게 비활성 기체 원소 크세논을 흡입하게 해 잘 보이지 않던 폐 부위를 강조한 기술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퍼거스 글리슨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후 폐 손상이 있었는지 영구적인건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건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며 “폐 손상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고 말했다.
글리슨 교수는 “지금까진 중증과 사망 위험이 60대 이상에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처럼 폐 손상이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심지어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도 일어난 사실이 확인되면 방역 타깃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리슨 교수는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폐 손상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대 100명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보건의들과 함께 다양한 연령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검사할 예정이다.
옥스퍼드대 소속 셸리 헤일스 박사는 코로나19를 앓은 사람들 중 최대 10%가 폐 손상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1일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6359만여명임을 감안할 때 약 630만명의 폐가 손상됐다는 의미다.
영국 천식· 폐 재단의 사만다 워커 박사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며 “코로나19 이후 폐 손상을 더 큰 규모로 조사해 장기적 영향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